까다로운 마산팬들, NC 첫 승에 열광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4.13 19: 53

“글쎄요… 올해는 첫 해라 좀 봐주려나… 아무튼 마산팬들은 성적에 굉장히 민감합니다”
13일 마산 SK전을 앞두고 만난 한 택시기사는 창원·마산 팬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인정했다. 그는 “아직은 팬들이 참고 있지만 계속 경기에서 지면 언젠가는 페트병이 경기장에 날아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농담하면서 “택시를 타시는 손님들 모두가 야구 결과는 알고 있을 정도”라고 귀띔했다. 그런 마산팬들이 13일 경기 후 NC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역사적인 NC의 첫 홈경기 승리를 지켜본 마산팬들은 박수도 화끈했다.
NC는 이날 경기에서 선발 이태양의 역투와 4회 터진 권희동의 3점 홈런을 앞세워 4-1로 이겼다. 지난 11일 잠실 LG전에 이은 시즌 2승째이자 역사적인 마산구장 첫 승리였다. 전날 다소 몸이 경직되며 아쉬운 플레이가 여럿 나왔던 NC는 이날 공·수·주 모두에서 깔끔한 모습으로 승리의 자격이 있음을 증명했다.

토요일을 맞아 경기장을 찾은 마산팬들은 NC 선수들 플레이 하나하나에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타 구단 팬들은 당연하게 생각하는 뜬공 처리나 내야 땅볼 수비 하나에도 큰 박수가 쏟아졌다. 시즌 초반 이런 모습에서 불안한 장면이 많이 연출됐기에 좀처럼 경기에서 눈길을 떼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전 경기들과는 다르게 팬들의 한숨을 자아내는 플레이는 거의 없었다.
가장 큰 함성이 터진 장면은 두 번이었다. 4회 권희동이 3점 홈런이 터뜨리며 마산팬들을 들썩이게 했다. 그간 마산구장에서 NC 선수들의 홈런을 한 번도 구경하지 못한 팬들은 큰 박수로 권희동을 맞이했다. 4-0으로 앞선 7회 2사 만루에서 송신영이 임훈을 투수 땅볼로 유도하며 승리에 한걸음 다가서자 분위기는 절정에 이르렀다. 거의 대부분 팬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송신영을 격려했다.
경기가 끝무렵으로 달려갈수록 NC 팬들의 응원 소리는 커졌다. 해가 지면서 날씨가 쌀쌀해지고 바람이 거세게 불었지만 NC팬들은 경기장 곳곳에 승리의 예감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7회말부터는 파도타기 응원이 이어졌고 8회초 애매한 볼 판정에는 야유로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선수들에게는 최고의 원군이었다.
경기장을 찾은 7458명의 하나된 마음은 결국 NC의 홈 첫 승리로 이어졌다. 마산팬들은 감사함을 표시하는 선수들 격려하며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경기가 거듭될 수록 가능성을 조금씩 현실로 바꿔놓고 있는 NC가 열성적인 팬들과 함께 또 한 번 의미있는 걸음을 내딛었다.
skullboy@osen.co.kr
창원=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