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21, 함부르크)이 드디어 아홉수에서 벗어나 한 경기 두 골을 폭발시켰다.
손흥민은 13일(이하 한국시간) 저녁 10시 반 코파스 아레나에서 벌어진 2012-2013시즌 분데스리가 29라운드 마인츠 05전서 선발 출장, 멀티골을 터뜨리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함부르크(12승 5무 12패, 승점 41점)는 3연패에서 탈출했다.
손흥민은 후반 17분 오른발 강슛으로 팀의 선제골을 뽑아냈다. 지난 2월 9일 도르트문트전이후 무려 두 달 만에 터진 값진 골이었다.

중앙공격수로 나선 손흥민은 전반전 이렇다 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 함부르크가 중원 허리싸움에서 밀리며 좀처럼 손흥민에게 패스가 가지 않았던 것. 중앙에서 고립된 손흥민은 하프라인까지 내려와 동료들에게 기회를 열어줘야 했다.
후반전 드디어 골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손흥민은 후반 7분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에 순간적으로 오른발을 갖다 댔다. 감각적인 슈팅은 골키퍼의 선방에 가로막히고 말았다.
분위기가 살아나면서 손흥민의 움직임도 좋아졌다. 드디어 후반 17분 동료의 스루패스를 건네받은 손흥민은 침착하게 오른발로 공을 감아 찼다. 좌측 크로스바를 때린 공은 그대로 문전안쪽으로 향하며 선취득점이 됐다.
손흥민은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후반 35분 30m 이상을 단독 질주, 골키퍼까지 제치는 여유를 보이며 추가골을 뽑았다. 손흥민 한 명에게 마인츠가 완벽히 농락당한 원맨쇼였다. 손흥민은 추가시간에도 골키퍼가 자리를 비운 골문을 노렸으나 슈팅을 하지는 않았다.
경기종료 휘슬이 울리자 손흥민은 그대로 그라운드에 드러누웠다. 그 동안 골 가뭄에 겪었던 마음고생 때문이었다. 경기 후 동료들도 손흥민에게 다가가 축하인사를 건넸다. 이날의 주인공은 단연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의 11호골은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손흥민은 유럽 1부리그 무대서 활약하며 시즌 10호골 이상을 뽑아낸 역대 다섯 번째 한국인 공격수가 됐다.
역대 이 기록의 주인공은 차범근(15골, 16골, 12골, 15골, 12골, 14골, 19골, 1979-1980시즌~1982-1983시즌 프랑크푸르트, 1983-1984시즌~1985-1986시즌 레버쿠젠), 설기현(13골, 2002-2003 안더레흐트), 박지성(11골, 2004-2005 PSV아인트호벤), 박주영(12골, 2010-2011 AS모나코)이었다. 모두 한 시대를 풍미한 우리나라 대표공격수들이다.
함부르크는 분데스리가 5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멀티골을 터트린 손흥민은 세계적으로 손색없는 공격수로 성장했다. 그가 몇 골까지 터트릴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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