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발 살인과 누명에 그간 쌓아온 분노심이 결국 폭발했다. 서로의 정체는 이미 다 알았고 남은 건 죽느냐 죽이느냐의 선택뿐이다. 분노심의 온도는 결국 정점에 도달하고 말았다.
SBS 주말드라마 ‘돈의 화신’(극본 장경철 정경순, 연출 유인식)이 지난 13일 방송을 통해 차돈(강지환 분)이 권혁(도지한 분) 살인용의자로 지목돼 막다른 골목에 몰린 상황을 그리며 최대위기를 맞았다. 이 같은 일을 꾸민 세광(박상민 분)은 차돈을 파멸시킬 절호의 찬스를 맞았지만, 역으로 차돈은 교도소에 제 발로 찾아들어가 돌파구를 마련할 작심을 한다. 무엇보다 여기에는 정점으로 치달은 차돈의 분노심이 더해졌다. 마지막에 웃을 자는 과연 누굴까.
이날 방송에서는 차돈이 이강석이라는 사실을 알아챈 세광이 총공세를 펼치며 차돈을 궁지에 몰아넣는 모습이 그려진 가운데, 기지를 발휘해 이에 맞서는 차돈 측 인사들의 모습이 팽팽히 맞섰다. 세광은 차돈의 든든한 뒷배이자 자금줄인 황해신용금고를 해체하려 뱅크런 사태를 조작하지만 재인이 이를 막아섰고, 급기야 권재규(이기영 분)의 아들이 아버지와 세광의 타락한 모습에 반기를 들며 반전을 예고했다.

이처럼 차돈과 세광의 대결이 어느 쪽도 우위를 점할 수 없는 팽팽한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과정에서 승기의 줄을 잡아당긴 건 우발적 살인과 그로 인한 덮어씌우기였다. 권혁은 아버지의 비리를 감찰하기 시작했고 세광이 이를 막아서는 과정에서 결국 살인이 벌어졌다. 권혁을 죽음으로 이끈 세광은 이 같은 범죄를 의심 받기 딱 좋은 차돈에게 뒤집어씌웠고 결국 차돈은 교도소행을 피할 수 없었다.
전세가 세광 쪽에 기우는가 싶었지만 차돈은 이 같은 선택이 세광을 옴짝달싹 못하게 할 마지막 찬스임을 역설하며 복수는 현재진행형임을 되내었다. 교도소에 직접 들어가 세광이 그간 돈으로 매수한 범죄 행각 당사자들을 만나는 길이 세광에게 올기미를 씌울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안 차돈이 최후의 일격을 예고하는 순간이었다.
세광은 아버지의 죽음에 얽힌 복수심으로 이중만 회장을 비롯해 그 가족에 처절한 복수를 감행해 왔다. 이 회장에 대한 독살을 비롯해 그의 아내 기순(박순천 분)이 평생을 정신병원을 떠올다 죽음을 맞게 했다. 그리고 두 사람의 아들인 차돈마저 살인누명을 씌우며 마지막을 예고하게 했다. 이 같은 상황을 모두 알고 있는 차돈 역시 더는 오를 곳 없는 복수심과 분노감으로 세광을 향해 마지막 대결을 앞두게 됐다.
이제 퇴로는 없다. 호랑이를 잡기 위해 호랑이 굴에 들어가기를 결심한 차돈의 선택에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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