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류현진(26)의 타격감이 대폭발했다. 메이저리그 진출 후 첫 안타를 2루타로 장식하더니 2안타도 모자라 3안타를 폭발시켰다. 그것도 에이스 투수 이안 케네디를 상대로 한 맹타였다.
류현진은 1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벌어진 '2013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원정경기에 투수 9번타자로 선발출장, 3회초 1사 주자없는 첫 타석에서 우익수 키를 넘어가는 2루타를 때린 데 이어 5회와 6회에도 계속해서 안타를 작렬시켰다. 한 경기 3안타로 대폭발한 것이다. 아울러 데뷔 첫 득점에도 성공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타격에서 4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한 류현진이었지만 3회 첫 타석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돌렸다. 지난 2011년 내셔널리그 다승왕(21승) 출신의 애리조나 에이스케네디를 맞아 1~2구 90마일(145km) 패스트볼을 모두 파울로 만든 류현진은 3구째 93마일(150km) 패스트볼이 바깥쪽 높게 들어오자 결대로 밀어쳤다.
타구는 애리조나 우익수 제라르도 파라의 키를 넘어 원바운드로 우측 펜스를 맞혔고, 거구의 류현진은 과감한 주루 플레이로 2루 베이스까지 점령했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 안타 2루타 장타로 장식한 순간. 체이스필드의 관중들도 예상치 못한 류현진의 2루타에 탄성을 내뱉었다.
어깨 보호를 위해 점퍼를 입고 주루 플레이에 나선 류현진은 재빠른 스킵 동작을 펼치더니 칼 크로포드의 우전 안타 때 3루까지 진루했다. 그러나 스킵 슈마커와 우익수 뜬공 때 타구가 워낙 빨라 홈으로 들어올 엄두도 내지 못했다. 결국 맷 켐프가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는 바람에 득점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첫 안타를 2루타로 장식하는 짜릿한 손맛으로 인천 동산고 4번타자 출신다운 거포 본능을 뽐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선두타자로 나온 5회에도 류현진은 볼카운트 1B1S에서 케네디의 3구째 몸쪽 낮게 들어온 89마일(143km) 패스트볼을 받아쳐 중견수 앞 안타로 연결시켰다. 첫 안타를 얼떨결에 밀어쳤다면, 두 번째 안타는 정확한 타이밍에서 경쾌한 타구음과 함께 안타로 이어졌다. 류현진은 후속 크로포드의 유격수 땅볼 때 2루에서 포스 아웃됐으나 슈마커의 좌중간 2루타 때 크로포드가 홈을 밟으며 추가점을 내는데 기여했다.
끝이 아니었다. 6회에도 선두타자로 등장한 류현진은 초구 볼을 골라낸 뒤 2구째 가운데 낮은 코스로 들어온 91마일(147km) 패스트볼을 정확하게 밀어쳐 다시 우익수 앞 안타를 쳤다. 1경기 3안타로 대폭발하며 케네디를 곤혹스럽게 했다. 류현진의 숨겨진 타격 본능이 유감없이 폭발했다. 2사 후 출루한 류현진은 크로포드의 2루타 때 3루까지 진루한 뒤 슈마커의 볼넷에 이어 켐프의 좌전 적시타에 홈을 밟으며 첫 득점까지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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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닉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