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브 류스!".
LA 다저스 류현진(26)이 새로운 별명을 얻었다.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타자 베이브 루스를 본딴 '베이브 류스'가 바로 그것이다. 류현진은 1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원정경기에서 6이닝 6피안타 1볼넷 9탈삼진 3실점 역투로 승리투수가 됐을 뿐만 아니라 2루타 포함 3타수 3안타 1득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애리조나가 자랑하는 에이스 이안 케네디로부터 뽑은 3안타라는 점에서 더욱 인상깊었다. 3회 첫 타석에서 93마일(150km) 강속구를 받아쳐 우익수 키를 넘어가는 2루타를 터뜨렸고, 5회와 6회에도 모두 패스트볼을 정확하게 받아쳐 중전-우전 안타로 3안타 경기를 완성시켰다. 현지 중계진은 '베이브 류스'라며 류현진의 타격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경기 후 류현진은 "안타를 쳐서 기분이 좋다. 안타를 친 다음 득점으로 연결돼 더욱 좋았다. 앞으로도 마운드는 물론 타석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며 웃어보였다. 안타 상황에 대해서는 "노려친 건 아니다. 아무래도 내가 투수가 보니까 상대 투수가 직구 위주로 던진 덕분이 아닐까 싶다"고 이야기했다. 마크 맥과이어 타격코치의 "허리를 펴고 공을 맞혀라"는 조언도 도움이 됐다고.
타석에서의 불방망이가 마운드에서의 호투에도 영향을 미쳤다. 류현진은 "안타를 쳐서 그런지 마운드에 오를 때 기분이 좋았고, 더욱 편하게 피칭할 수 있었다. 투구보다 타격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 기자들도 '마지막으로 3안타를 친 게 언제냐'며 류현진에게 관심을 나타냈다. 그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냥 항상 타석에서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이라고 답했다.
현지 중계진의 '베이브 류스'라는 극찬에 대해서는 "과찬인 것 같다"며 겸손하게 말한 류현진은 클레이튼 커쇼와의 타격 비교에 대해서도 "아직 커쇼보다는 아니다. 커쇼는 홈런을 쳤는데 난 홈런을 치지 않았다"며 "앞으로도 주자가 없을 때 안타를 계속 노리겠다. 주자가 있을 때는 번트를 대겠다"고 말했다. 커쇼는 개막전에서 결승 홈런을 터뜨린 바 있다. 류현진도 메이저리그 첫 홈런을 꿈꾸고 있다. 3안타로는 만족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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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닉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