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영(20, 미래에셋)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시즌 국내 개막전 롯데마트 여자오픈(총상금 5억 원)에서 정상에 올랐다.
김세영은 14일 제주도 롯데 스카이힐 제주 골프장(파72, 6238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때려내 최종합계 1언더파 287타로 우승을 안았다. 이로써 지난 2011년 프로에 데뷔한 김세영은 우승상금 1억 원과 함께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공동 2위 장하나(21, KT) 이정은(25, 교촌 F&B) 장수연(19, 롯데마트)을 2타차로 제친 김세영은 이날 17번홀 버디, 18번홀 이글로 극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승부는 18번홀(파5)에서 결정이 났다. 17번홀(파3)까지 선두는 이정은. 김세영도 17번홀에서 짜릿한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1타자 단독 2위까지 올라섰다. 그러나 18번홀에 나선 이정은이 두 번째 샷을 물에 빠뜨린 사이 김세영은 두 번째 샷을 홀컵 가까이 붙이는데 성공했다. 김세영은 이글 퍼트는 차분하게 넣으며 극적인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김세영은 경기 후 "3년동안 KLPGA투어 활동하면서 우승하는 상상을 많이 했다. 눈물이 날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덤덤하고 그냥 붕 떠있는 기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자신의 강점에 대해 "원래 샷이 장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몇 년동안 샷이 뜻대로 안되고 안좋아서 좋은 경기를 펼치지 못했다"면서 "이번 경기를 통해서 샷이 많이 좋아진걸 느껴서 다시 내 강점이 돌아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체조건도 좋은 것 같다. 키는 작지만 어릴 때부터 태권도를 많이 했다. 부모님이 태권도장을 2군데 운영하셔서 10년 넘게 태권도를 했다"는 김세영은 "태권도가 도움이 많이 됐다. 순발력이 좋아졌고 기초체력이 다져졌다. 정신력에도 도움이 된다"고 태권도 예찬론을 펴기도 했다. 정세영의 아버지 김정일 씨는 태권도 유단자(7단)다.
특히 18번홀 이글 상황에 대해서는 "219미터 3번 우드(3번 우드 거리가 일반 선수들보다 15m 이상 많이 나간다.) 슬라이스 바람이 불어 왼쪽으로 치면 되겠다 생각하고 그냥 쳐버렸다. 연습이다 생각하고 과감하게 했다. 생각보다 너무 잘 떨어져서 놀랐다"고 웃어보였다.
또 "리더보드 보지 않으려고 노력했는데 두번째 샷을 하고 나서 리더보드를 봐버렸다. 그래서 지금 저 이글 퍼트를 넣으면 우승이겠구나 생각했다"는 정세영은 "마지막 퍼팅 거리는 2m였고 반신반의로 쳤다. 생각보다 길이가 짧아서 이 정도면 평소 연습하던대로 하면 넣을 수 있겠다 생각했다. 연습이라고 생각하자 했는데 들어간 순간 '아 이런 기분이구나!' 싶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정세영은 해외진출 계획에 대해 "어릴 때부터 미국가는 것이 꿈이다. 항상 준비를 많이 하고 있었다. 올해 원래 가고싶었다. 생각보다 프로가 돼서 성적이 좋지 않아 '일단 한국에서 잘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항상 미국 진출이 꿈"이라고 밝혔다.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서는 "올해는 우승을 한 번 더 하고 싶다"면서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해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재밌게 투어를 뛰는 것이 큰 목표다. 이번 우승이 그 목표들이 가능하게 된 발판이 됐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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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