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매치] 정대세, "제발 한 골만 넣어줬음 싶었다"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3.04.14 16: 48

"라커룸에 누워서 동료들이 제발 한 골만 넣어줬으면 하고 바랐다".
정대세(29, 수원)는 올 시즌 첫 슈퍼매치가 열린 1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지옥과 천국을 동시에 경험한 사람 중 한 명일 것이다. 선발로 경기에 출전해 그토록 원하던 차두리(33, 서울)와 맞대결을 펼칠 수 있게 됐지만 어이없는 실수로 전반 39분 퇴장당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0-1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서울 유상훈 골키퍼에게 무리한 태클을 가해 경고를 받은 정대세는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했다. 전반 7분 김진규에게서 공을 빼앗으려고 달려들다가 이미 경고를 한 장 얻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곧바로 퇴장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 모습을 드러낸 정대세는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차)두리형과 K리그 클래식에서 처음으로 맞대결을 하다보니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 그 때문에 너무 흥분한 것 같다"고 자신의 플레이를 반성한 정대세는 "지난 ACL 가시와전 페널티킥 실축은 운이 없었지만 이번 퇴장은 나 혼자 저지른 실수다. 경고가 있는 상황에서 그렇게 달려들어서는 안되는 거였는데"라며 아쉬움을 전했다.
너무나 중요한 경기에서 너무나 이른 시간에 퇴장을 당하고 만 정대세는 라커룸으로 들어가 한참을 누워있었다. 그라운드에서 들려오는 선수들의 고함소리와 관중들의 응원소리가 정대세의 마음을 바짝바짝 태웠다. 정대세는 "동료들이 제발 한 골만 넣어줬으면, 하고 바랐다"며 초조하던 심경을 털어놨다. 자신의 실수로 인해 중요한 경기를 그르칠까 겁이 덜컥 났던 것.
10명이 뛰는 부담을 알고 있기에 정대세는 미안한 마음으로 동료들을 지켜봐야했다. 후반 42분 터진 라돈치치의 극적인 동점골에 제일 기뻐했을 사람은 아마 정대세가 아니었을까.
costball@osen.co.kr
수원=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