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연중계에 오심까지' 농구팬 상처 입힌 챔프 2차전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3.04.15 07: 08

‘심판 통장 한 번 조사해봐야 하는 것 아냐.’
14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졌던 2012-2013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이하 챔프전) 2차전이 끝나고 나온 팬들의 한탄이다. 그냥 우스갯소리로 넘길 가벼운 문제가 아니다. 가장 수준 높은 경기력이 나와야 할 챔프전이 심판의 개입으로 완전히 망가졌다. 팬들은 물론 관계자들까지 불신 가득한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휴일을 맞아 오랜만에 공중파를 통해 농구를 관전하려던 팬들은 처음부터 기분이 상했다. 당초 오후 1시 30분부터 시작하기로 했던 농구가 10분이 지나도 나오지 않았다. 이유가 있었다. 이번 챔프전 중계시간은 고무줄처럼 늘어났다 줄었다. 보통 오후 2시나 4시에 하던 경기가 방송사 사정에 따라 오후 7시에도 하고, 1시 30분으로 당겨지기도 했다.

이날 중계를 맡은 MBC는 오전 9시에 류현진 선발등판 경기를 편성했다. 시청률 높은 류현진 경기가 늦게 끝나면서 농구편성도 뒤로 밀렸던 것. KBL은 1시 40분까지 경기시작을 미뤘지만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었다. 결국 경기는 1쿼터 종료 2분 56초를 남기고 모비스가 18-12로 앞선 시점부터 방송됐다. 
심판진은 이런 분위기에 짜증을 더했다. 후반전 심판들은 유독 모비스에 불리한 판정을 많이 했다. 3쿼터 종료 6분 9초를 남기고 로드 벤슨은 최부경을 상대로 슛을 성공시켰다. 휘슬이 불렸고, 벤슨은 연속동작이 진행 중인 상태서 골을 넣었다. 그런데 심판은 노카운트를 선언했다.
3쿼터 3분 58초를 남기고 양동근의 팔을 쳐서 공을 뺏은 김선형은 속공을 성공시켰다. 13점이었던 점수 차가 5점으로 좁혀졌다. 즉각 작전시간을 요청한 유재학 감독은 강하게 항의했다. 양동근은 2004년 데뷔 후 플레이오프에서 처음으로 테크니컬 파울을 받았다. 그만큼 억울했다. 
석연치 않은 장면은 더 있다. 4쿼터 8분 23초를 남기고 벤슨에게 살짝 밀린 헤인즈는 크게 넘어졌다. 헐리웃액션성이 짙었지만 벤슨의 네 번째 파울이 선언됐다. 결국 벤슨은 4쿼터 종료 5분 5초를 남기고 퇴장을 당했다.
경기 후 벤슨은 자신의 SNS에 “최악의 편파판정이었다. 헐리웃액션이 날 퇴장으로 몰았다”며 심판과 헤인즈를 겨냥한 발언을 남겼다.
SK 역시 판정에 만족할 수 없는 경기였다. 59-58로 뒤진 경기종료 1.7초전. 김선형이 외곽으로 뺀 공이 리카르도 라틀리프를 맞고 아웃됐다. 그런데 모비스의 공격권이 선언됐다. 심판들은 비디오판독을 했지만 판정을 번복하지 않았다.
중계방송 화면에는 공이 라틀리프의 몸에 맞고 아웃되는 장면이 정확하게 잡혔다. 그런데 심판들은 경기장을 전체적으로 넓게 찍은 화면을 보고 섣불리 판정을 했다. 차라리 심판들이 중계방송 화면을 봤다면 오심을 막을 수 있었다. 
NBA는 비슷한 상황에서 정확한 판정을 할 때까지 심판들이 여러 번 화면을 돌려본다. 또 결정적인 영상을 잡아내 보여주는 사람이 따로 있다. 하지만 KBL 심판들은 눈 앞의 오심을 잡지 못했다. 이래서는 비디오판독을 하는 아무런 이유가 없다. 시리즈의 향방을 가를 가장 중요한 판정이었기에 더욱 신중해야 했다.
결국 SK는 마지막 역전슛 기회를 날리고 60-58로 졌다. SK는 경기 후 공식적으로 심판설명회를 요구했다. 잔여경기에 영향을 줄 순 있어도 2차전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은 없다.
헤인즈는 자신의 SNS에 해당장면 동영상을 올려놓고 “공이 어느 팀 선수를 맞고 나갔는지 보라. 심판은 비디오를 보고도 오심을 했다”며 실소를 금치 못했다. 이날의 개운치 않은 판정으로 양 팀 선수들은 승패에 깨끗하게 승복할 수 없었다. 챔프전에서 절대 나와서는 안 되는 수준이하 판정이었다.
올 시즌 프로농구는 승부조작 사건으로 일대 홍역을 치렀다. 그런데 명승부가 돼야 할 챔프전까지 지연중계와 오심으로 얼룩졌다. 오랜만에 농구를 시청한 팬들은 과연 어떤 생각을 했을까. 이래서는 농구 인기가 다시 살아날 길이 요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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