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고명진, 무승부 속 빛난 '6G 무승' 서울의 타개책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3.04.15 07: 17

서울이 또 한 번 슈퍼매치 승리에 실패했다. 이번에는 승리가 목전까지 온 상황에서 그걸 놓쳤다. 아쉬움이 두 배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그나마 서울의 마음을 달래준 몇 가지가 있었다. 서울의 '2고' 고명진-고요한의 분발도 그 중 하나였다.
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FC서울은 1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6라운드 수원 블루윙즈와 경기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전반 19분, 실로 오랜만에 수원전에서 포문을 연 데얀의 선제골, 그리고 정대세의 이른 퇴장까지 겹쳐 서울의 승리가 확실해 보이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승리의 여신은 서울을 외면했다. 후반 42분, 교체투입된 라돈치치가 극적인 헤딩 동점골을 터뜨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은 것. 이 동점골로 서울은 최근 수원전 9경기 무승(2무 7패)의 열세를 이어가게 됐다.
사실 서울은 절박했다. 슈퍼매치에 거는 자존심, 지난 시즌 윤성효 전 감독 체제의 수원에 당했던 굴욕, 그리고 '라이벌' 서정원 감독에게 질 수 없다는 독기는 최 감독에게 엄청난 동기부여가 됐다. 최 감독은 고민 끝에 이번 슈퍼매치서 차두리 카드를 뽑아들었다. 여기에 김용대 골키퍼의 선발 제외라는 파격적인 변화까지 더해지면서 서 감독의 허를 찔렀다. 어느 정도 예측은 하고 있었다해도 최 감독이 슈퍼매치라는 큰 경기를 앞두고 이 정도의 변화를 감내할 것이라고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비록 승부는 가리지 못했지만 최 감독의 파격적인 시도는 분명 결실을 거뒀다. 그리고 그 저변에는 서울이 자랑하는 '2고' 고명진-고요한의 분발이 있었다. 지난 울산전서 퇴장당해 결장한 김주영의 공백을 막기 위해 수비진의 연쇄 이동은 불가피했고, 센터백으로 포지션을 바꾼 아디의 자리에 김치우가, 오른쪽 풀백 자리에는 차두리가 서면서 고요한이 다시 한 번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올라섰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베갈타 센다이와 경기, 그리고 울산전에서부터 진행된 고요한의 포지션 복귀였다. 지난 시즌 뛰었던 자신의 원래 자리로 돌아온 고요한은 물만난 듯 적극적으로 공격의 물꼬를 텄다. 그동안 중앙 공격에 치우쳐 상대에게 번번히 차단당하기 일쑤였던 서울의 공격을 원활하게 풀어낸 것. 여기에 고명진까지 가세했다. 이날 고명진은 왼쪽 날개로 나서 오른쪽의 고요한과 함께 서울의 측면 공격을 책임졌다.
데얀의 선제골 역시 왼쪽으로 침투해들어간 고명진의 발 끝에서 나왔다.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역습 상황에서 치고 올라온 고명진은 수원의 왼쪽으로 침투해들어가며 데얀을 보고 정확한 크로스를 넘겼고, 홍철의 태클을 피해 이를 받아낸 데얀이 정성룡의 오른쪽을 보고 밀어넣은 것이 그대로 선제골로 연결됐다. 이 골로 시즌 첫 도움을 올린 고명진의 활약을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2고' 고명진과 고요한의 충실한 공격본능과 쓰임새를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던 이번 슈퍼매치였다. 고명진-고요한의 포지션 전환이 6경기 연속 무승의 늪에서 부진에 허덕이고 있는 서울이 아쉬운 무승부 속에서 얻어낸 하나의 타개책이 될 수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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