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류현진(26)의 힘이 메이저리그에서도 유감없이 빛을 발하고 있다.
류현진은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원정경기에서 6이닝 6피안타 1볼넷 9탈삼진 3실점 퀄리티 스타트로 시즌 2승째를 거뒀다. 비록 구원투수들의 난조로 실점이 1점에서 3점으로 불어났지만, 투구내용만 놓고 보면 데뷔 3경기 중 가장 좋았다. 이날 그의 피칭을 본 모든 이들이 칭찬과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류현진은 언제나 꾸준히 자신의 피칭을 한다. 패스트볼 구속도 이전처럼 자기 속도를 냈고, 제구가 되는 만큼 변화구도 잘 통한다. 체인지업 뿐만 아니라 슬라이더와 커브까지 모든 구종을 자유롭게 던질 수 있다"고 칭찬했다. 이날 류현진은 패스트볼(51개) 외에도 체인지업(31개)-슬라이더(14개)-커브(11개) 순으로 모든 구종을 적절히 섞어던졌다.

이날 류현진의 공을 받은 메이저리그 경력 15년차 베테랑포수 라몬 에르난데스도 "류현진은 몸쪽과 바깥쪽 홈플레이트 양쪽을 모두 활용할 수 있다"며 "93~94마일까지 나오는 패스트볼도 좋지만, 체인지업에 슬라이더-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를 원하는 곳으로 던졌다. 볼카운트 투볼에서도 체인지업으로 스트라이크잡은 뒤 패스트볼을 결정구 삼을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상대팀에서도 류현진의 능력을 인정했다. 커크 깁슨 애리조나 감독은 "류현진이 정말 좋더라. 그를 본 것은 오늘(14일)이 처음이다. 그는 자신이 던질 수 있는 모든 구종을 홈플레이트 양쪽으로 맘껏 구사했다. 우리는 그의 공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깁슨 감독도 매팅리 감독과 마찬가지로 '모든 구종을 원하는곳에 던지는 능력'에서 류현진의 장점을 찾았다.
애리조나 4번타자 폴 골드슈미트 역시 "류현진의 스터프는 좋았다. 그는 4가지 구종을 언제든 던졌다"며 "몸쪽과 바깥쪽으로 패스트볼 제구가 잘 이뤄졌고, 체인지업으로 타이밍을 빼앗았다. 느린 커브와 하드 슬라이더까지 구사했다. 그는 모든 구종 섞어 던졌고, 우리 타자들의 밸런스도 무너졌다"고 밝혔다. 이날 애리조나는 선발타자 9명 중 8명이 류현진에게 삼진을 당할 정도로 맥을 못췄다.
이날 류현진의 공식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92마일(148km)이었지만 평균 구속은 90.3마일(145km)로 빨랐다. 하지만 상대를 아주 윽박지르는 수준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류현진이 위력적인 피칭을 펼칠 수 있었던 데에는 체인지업 외에도 슬라이더와 커브를 결정구로 효과 적절하게 활용했고, 패스트볼 포함 모든 공을 원하는 곳으로 던질 수 있는 제구력이 뒷받침돼 있었다 .
특히 6회 애리조나 3~4번 중심타자 마틴 프라도와 골드슈미트를 상대로 각각 패스트볼-슬라이더를 몸쪽에 같은 코스로 2번 연속 던져 루킹 삼진 잡은 게 백미였다. 삼진으로 잡기 전 모두 아깝게 볼 판정을 받았지만 두 번 모두 다시 한 번 같은 코스에 같은 구종으로 던져 기어코 삼진을 잡아냈다. 류현진의 대담성과 제구력이 빛난 장면이었다.
류현진은 "특별히 결정구라고 할 만한 것은 없었다. 4가지 구종을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던졌다"며 "슬라이더가 지난 경기부터 각과 스피드가 살아나고 있다. 한국에서 던지던 감이 살아나고 있다. 그래서 더욱 많이 던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4가지 구종을 완벽하게 던지는 류현진 스타일이 빅리그에서도 제대로 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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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닉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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