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 무득점' 박상오-김민수, ‘부활 없이 반전 없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3.04.15 09: 21

“넌 가자미다. 진흙투성이가 돼라!”
농구만화 '슬램덩크'의 명대사다. 신현철이 무서워 페이드 어웨이슛을 던지는 채치수에게 라이벌 변덕규가 건넨 한마디였다. 아마 서울 SK의 빅맨들에게도 같은 조언이 필요한 것 같다.
서울 SK는 14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2012-2013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이하 챔프전) 2차전에서 울산 모비스에 58-60으로 졌다. 홈에서 2연패를 당한 SK는 울산에서 원정 3연전을 치러야 하는 대위기에 빠졌다.

SK의 강점은 장신 포워드 군단이다. 애런 헤인즈(200cm), 김민수(200cm), 최부경(200cm), 박상오(196cm)는 장신센터가 없는 약점을 서로 보완하며 고득점을 올렸다. SK가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비결이다.
하지만 챔프전에서 이런 장점이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 특히 박상오(평균 2점, 5리바운드)와 김민수(평균 4점, 5.5리바운드)의 득점부진은 심각한 수준이다. 2차전에서 두 선수는 도합 5개의 슛을 시도하는데 그쳤다. 둘 다 무득점이었다. 심지어 자유투는 시도조차 해보지 못했다. 그만큼 공격에 소극적이었다는 뜻이다.
챔프전을 예상할 때 SK의 최대변수는 박상오였다. 그는 신장의 이점을 십분 활용해 고득점을 올려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유재학 감독도 미스매치를 걱정했다. 그런데 키만 크다고 미스매치가 아니었다. 박상오는 자신보다 한참 작은 김시래(178cm)와 양동근(180cm)이 수비하는 데 공을 외곽으로 돌렸다. 포스트업을 시도해 파울이라도 얻어야 마땅했다. 하지만 공격의사가 없었다.
문경은 감독의 용병술도 아쉽다. 2차전 문 감독은 애런 헤인즈, 김민수, 최부경 대신 코트니 심스, 변기훈, 주희정을 선발로 세웠다. SK의 공격이나 3-2지역방어는 장신 포워드들이 동시에 뛰어야 위력이 배가된다. 정규리그 내내 조직력을 맞춰온 전술을 챔프전에서 급하게 바꾼 것은 선뜻 이해되지 않는 대목. SK는 13-8로 끌려가자 그제야 베스트5가 들어왔다.
이에 대해 문경은 감독은 “1차전에서 김민수, 최부경 등의 파울트러블이 문제였다. 그래서 주희정 등 스몰맨들을 먼저 넣고 후반에 승부를 보려고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초반에 주도권을 내주면서 흐름은 모비스로 넘어갔다. SK는 가장 강력한 카드를 제대로 써먹지도 못한 셈이다. 
2차전에서 신인 최부경은 9점, 5리바운드를 올렸다. 최부경은 전반에 무리한 외곽슛을 던졌다. 하지만 3쿼터부터 골밑을 파고들었다. 리카르도 라틀리프 앞에서 덩크슛을 시도하다 블록슛을 먹기도 했다. 그래도 ‘깨져도 한 번 덤벼보겠다’는 패기는 선배들보다 훨씬 나았다. 박상오와 김민수가 오히려 배워야 하는 부분이다.
2연패를 당한 SK는 이제 벼랑 끝에 있다. SK선수 중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려주는 선수는 헤인즈(16.5점)와 심스(13점)뿐이다. 결국 박상오를 위시한 국내선수들이 해결을 해줘야 한다.
jasonseo@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