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박한이(34)는 '꾸준함의 대명사'라 불린다.
동국대를 졸업한 뒤 2001년 삼성에 입단한 박한이는 데뷔 첫해 117안타를 때린 뒤 지난해까지 12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를 기록했다. 2003년에는 최다 안타 1위(170개)에 등극하기도. 2007년과 2011년을 제외하면 해마다 타율 2할7푼 이상을 기록했고 지난해를 포함하면 3할 타율을 넘긴 것도 6차례나 된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투수들은 이닝 소화 능력으로 꾸준함을 가늠하지만 야수들은 그렇지 않다"며 "내가 봤을때 야수 가운데 박한이가 가장 꾸준하게 잘 해준다. 팀내 공헌도 1위를 꼽는다면 박한이"라고 박수를 보냈다. 자신의 기량에 비해 저평가받기도 하지만 박한이 만큼 부상과 기복 없이 활약한 선수도 흔치 않다.

박한이는 세 자릿수 안타 행진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프로 데뷔 후 꾸준한 활약을 바탕으로 일궈낸 성과이기에. 박한이는 큰 부상이 아닌 한 경기에 뛰는 게 당연한 일이라고 여긴다. "아무리 주전이라도 아프다고 빠지다 보면 언젠가는 누군가에게 그 자리를 내줘야 한다"는 게 그 이유다.
그는 "부상이 없어야 내 페이스를 유지하고 많은 경기에 뛸 수 있다"며 "내가 홈런을 많이 치는 것도 도루를 많이 하는 것도 아니지만 내세울 수 있는 건 꾸준함이다. 아프다는 자체가 자신의 마음가짐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아파도 뛴다. 내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라고 힘줘 말했다.
박한이는 2009년 삼성과 2년간 최대 10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지금껏 그가 보여줬던 개인 성적 및 팀 공헌도를 감안하면 '헐값'이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다시 얻게 되는 만큼 각오가 남다르다. 전훈 캠프 때 부터 독기를 품고 힘껏 방망이를 휘둘렀다.
FA라는 게 개인 성적만 좋다고 되는 건 아니다. 팀 성적이 뒷받침돼야 자신의 가치 또한 상승한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올 시즌 전 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 세 자릿수 안타를 기록하며 삼성의 한국시리즈 3연패에 힘을 보태는 게 그의 바람이다.
"내가 할 수 있는 플레이를 하면 한 분이라도 더 알아줄 것"이라는 박한이가 자신의 주무기인 꾸준함을 바탕으로 13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 달성, 한국시리즈 3연패, FA 대박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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