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쪼개졌던 은퇴선수협회(이하 은선협)이 통합을 발표했다.
은선협은 15일 서울 양재동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일화된 단체의 필요성에 따라 두 개로 갈라졌던 모임을 다시 합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갈라졌던 은선협의 각 대표였던 이순철 KIA 수석코치와 김동수 넥센 배터리코치가 공동대표를 맡기로 했다.
프로야구 선수협회 산하 단체였던 은선협은 지난 1월 14일 프로야구 OB 모임인 일구회와 통합을 발표했다. 야구인들을 하나로 모아 대통합을 이뤄 힘을 키우자는 논리였다.

이 과정에서 은퇴선수들 간의 의견이 엇갈렸다. 일부 은퇴선수들은 일구회가 자신들의 초상권을 이용하기 위해 강압적으로 합병을 진행시켰다고 크게 반발했다. 이에 반발한 일부 은퇴선수들은 지난달 25일 KIA 이순철 코치를 회장으로 한 새로운 은선협을 발족시켰다.
그러자 일구회는 12일 넥센 김동수 코치를 회장으로 하는 산하 은선협을 조직, 발표해 두 개로 쪼개지게 됐다. 이에 따라 초상권을 놓고 두 단체가 분열을 일으키고 힘겨루기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
결국 이순철 코치와 김동수 코치는 하나로 된 은선협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전격적으로 통합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난처해 진 쪽은 일구회다. 이제까지 일구회는 사실상의 은퇴선수 모임 역할을 해 왔다. 총 800여 명에 달하는 일구회 회원은 프로야구 은퇴선수들이 절대 다수를 차지한다. 비 프로야구 선수출신은 일구회에서 불과 30여명이다.
새 은선협은 차후 일구회에서 독립되어 나올 뜻을 내비쳤다. 이 공동대표는 “일구회 산하에 은선협이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백인천 전 감독을 비롯해 다수 인사들이 현재의 일구회에 불만을 드러내고 나갔다”면서 “통합 은선협은 일단 일구회 소속이다. 그렇지만 차후 은선협이 독자적인 노선 가도록 해야 하지 않겠나. 언젠가는 별도 조직으로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공동대표는 “현재 일구회 내에 있는 은퇴선수 모임은 없어질 것이다. 일구회는 일구회대로, 은선협은 은선협대로 가야 하는 것 아닌가. 일구회에 남아 있을지 아닐지는 추후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구회 회원의 대부분은 프로야구 은퇴선수다. 만약 이들이 이번에 새롭게 통합된 은선협으로 모두 옮기게 된다면 일구회는 껍데기만 남게 된다.
이에 일구회 측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날 오전 새 은선협의 발족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급히 문자를 통해 “일구회 산하 은퇴선수협의회 김동수 회장이 통합을 선언한 것은 일구회와 일체 상의 없이 독단적으로 결정한 사안”이라며 “이는 명백한 위법적인 절차인 관계로 일구회는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일구회는 15일 오후 2시 잠실구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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