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충원의 유구다언] 한선교 총재님, 심판진을 부탁해요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3.04.16 07: 50

지난 14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2-2013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 대해 여러가지 이야기기 나오고 있다. 오심을 통한 밀어주기 의혹도 나왔고 오심도 나왔다. 특히 경기 종료 1.7초를 남기고 나온 비디오 판독은 촌극의 극치를 달렸다.
김선형(SK)이 돌파하면서 외곽으로 뺀 공이 모비스 리카르도 라틀리프의 왼손 끝에 맞고 아웃됐다. 그런데 모비스의 공격권이 선언됐다. 심판들은 비디오판독까지 했지만 판정을 번복하지 않았다.
물론 당시 SK 공격이 이뤄졌다고 하더라도 성공했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분명 오심을 짚고 넘어가야 할 상황이었기에 SK는 심판설명회를 요구했다.

그 결과 15일 KBL은 심판설명회를 개최했다. 명백한 증거 앞에 KBL은 오심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강현숙 심판위원장은 "처음에 심판들이 (리플레이) 장면을 볼 수가 없었다. 나중에 그 장면을 봤으면 오심은 없었을 것이다. (경기가) 거의 끝나가는 상황이라 그 장면만 보고 판정했다. 비디오 판독을 하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얘기가 있어서 바로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시간이 오래 걸려서 비디오판독을 제대로 실시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1시간 가량 걸렸다면 기다리지 못할 수 있었지만 고작해야 10분도 걸리지 않았을 텐데 당시 경기 운영을 맡은 심판진은 문제를 만들었다. 특히 오심을 인정한 것 뿐만 아니라 심판판정을 보완하기 위해 만든 장치까지 믿을 수 없게 만들었다.
심판진의 문제는 단순히 SK쪽만 일어난 것은 아니다. 이날 모비스 양동근은 프로 데뷔 후 두번째로 테크니컬 파울을 받았다.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에서는 처음이다.
양동근의 테크니컬 파울때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거칠게 항의했다. 그러나 유재학 감독에게 제재는 없었다. 심판판정이 정확했더라면 심판은 감독에게 제재를 가할 수 있다. 그러나 다행이 심판진은 유재학 감독의 항의를 묵묵히 듣고 있었다.
오락가락 믿을 수 없는 판정이다. 보완책도 무너졌다. 따라서 KBL은 어느때 보다 위기인 상황이다. 승부조작이나 져주기 경기 등으로 이미 팬들에게 실망을 안겼던 프로농구는 이제 팬을 등지려고 하고 있다.
특히 이미 KBL은 심판판정 문제로 총재가 물러난 바 있다. 2003년 12월 20일 SBS는 KCC와 경기서 심판에게 강하게 항의하다 몰수패를 당했다. 정덕화 감독이 심판판정에 불만을 표출하며 2차례의 테크니컬 파울로 퇴장 당했다. 이후 당시 이상범 코치가 작전 타임이 끝난 뒤에서 선수들을 코트로 내보내지 않으며 문제가 발생했다.
당시 KBL은 SBS 단장과 이상범 코치에게 중징계를 내렸다. KBL도 김영기 전 총재를 비롯해 경기위원장 등 KBL 상근임원 전원 사퇴라는 비극으로 마무리 됐다.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심판판정 때문에 불만이 나타났다. 일파만파 커지면서 총재는 퇴진했다.
정규시즌서 이러한 문제가 발생됐는데 챔피언결정전이라면 더욱 큰 불상사가 일어날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미 심판진은 오심을 인정했고 여러가지 의혹도 발생된 만큼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
다른 문제를 모두 차치하더라도 챔피언결정전 일정부터 분명 문제가 있었다. 규정에서는 사라졌지만 선수들은 24시간도 채 지나지 않은채 연속경기를 펼치기도 했다. 최고의 경기력으로 임해야 하는 상황에도 KBL은 스스로 룰을 어겼다. 규정을 없앴다고는 하지만 최고의 경기를 볼 수 없는 팬들에게 이미 잘못을 했다.
따라서 승부조작으로 팬들에게 고개를 숙였던 한선교 총재는 일단 심판들에게 고개를 숙여야 한다. 냉철한 판정을 부탁하는 이유다. 물론 상급자가 고개를 숙이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다르다. 퇴진하는 것 보다 고개를 숙이고 정확한 심판판정을 부탁하는 편이 더 낫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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