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스타일로 정면승부한다.
LA 다저스 류현진(26)에 미국 현지 언론들의 분석 내용을 보면 투심 패스트볼에 대한 내용도 종종 나온다. '포심 패스트볼에 비해 아직 위력이 떨어지며 시즌 중 계속 쓰기 어려울 것'이라는 내용도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 문자중계 '게임데이'에서도 류현진의 투구를 투심으로 분류하는 경우가 있고, 미국 통계 전문 사이트 '팬그래프닷컴'에서도 류현진의 투구 분석 중 투심 패스트볼 비율이 22.3% 비율로 나와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류현진은 투심 패스트볼을 던지지 않는다. 그는 "투심은 던지지 않는다"고 분명하게 말했다. 메이저리그 진출 전부터 그는 "투심 같은 새로운 공을 연마하는 것보다, 내가 갖고 있는 공으로 승부하겠다"고 말했다. 지금도 이 같은 류현진 스타일은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다.

투심 패스트볼은 무빙 패스트볼의 일종으로 메이저리그는 물론 한국프로야구에서 뛰는 외국인 투수들에 의해 대세로 자리잡은 구종이다. 흔히 '직구'로 일컫는 포심 패스트볼이 검지와 중지로 4개 심을 감싸는 데 반해 투심 패스트볼은 2개 심을 잡아 강한 악력과 그립법으로 회전을 걸어 홈플레이트 앞에서 살짝 휘는 성질을 갖고 있다. 주로 타자 배트 끝에 맞아 땅볼 유도하기 좋은 구종이다.
지난해 한화에서 뛴 '원조 코리안특급' 박찬호도 투심과 컷 패스트볼 등 무빙 패스트볼로 재미를 톡톡히 봤다. 당시 박찬호의 합류로 류현진도 투심 또는 컷 패스트볼을 연마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류현진도 처음에는 무빙 패스트볼에 관심을 나타냈으나 익숙하지 않았고 투구 밸런스 문제로 연마를 포기했다. 지금까도 본인의 스타일을 계속 지키고 있다.
그만큼 자신이 갖고 있는 구종에 자신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한국에서부터 포심 패스트볼과 주무기 서클체인지업 그리고 커브와 슬라이더를 서드피치로 활용했다. 아울러 손끝 감각이 예민한 투수가 새로운 구종을 연마하는 건 일종의 도박이라는 점도 작용했다. 자칫 밸런스가 흐트러질 위험성있기 때문이다. 류현진이 굳이 투심 패스트볼 연마에 치중하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류현진은 직구와 체인지업 외에도 슬라이더와 커브 역시 한국에서 던지던 그립대로 하고 있다. 그는 "특별히 배운다거나 연습한 건 없다. 한국에서 던지던 감각을 살리고 있다"고 설명헀다. 스프리링캠프에서 전설의 커브볼러 샌디 쿠팩스에게 지도를 받았지만 익숙하지 않았다. 새로운 것보다는 자신이 던질 수 있는 구종과 방법을 더욱 날카롭게 다듬는데 집중했고, 시즌 초반 4개 구종 모두 효과 적절하게 활용하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자신만의 스타일 대로 정면승부하는 류현진. 대세를 따르지 않는 마이웨이로 성공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waw@osen.co.kr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