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시내티 레즈 외야수 추신수(31)가 7년만의 희생번트로 팀의 5연패 탈출에 디딤돌을 놓았다.
추신수는 1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그레이트아메리칸볼파크에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홈경기에 1번타자 중견수로 선발출장, 3타수 1안타를 기록하며 개막 13경기 연속 출루 행진을 이어갔다. 시즌 타율은 3할5푼3리.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특급 좌완이자 컨트롤 마술사 클리프 리와 첫 맞대결을 벌인 추신수는 1회 첫 타석에서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7구 풀카운트 승부 끝에 중견수앞 안타로 연결시키며 4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6회에는 투수를 맞은 뒤 2루 땅볼.

하지만 추신수의 존재가 가장 돋보인 건 8회였다. 7회말 클리프 리를 상대로 2점을 뽑아낸 신시내티는 그러나 선발 브론슨 아로요가 대타 체이스 어틀리에게 동점 투런 홈런을 맞고 승부가 원점이 됐다. 5연패에 빠진 신시내티로서는 상황이 급박해졌다.
8회말 재반격에서 신시내티는 대타 데릭 로빈슨이 3루수와 투수 사이로 절묘한 기습번트를 대며 내야 안타로 출루했고, 곧바로 추신수 타석이 돌아왔다. 좌완 제레미 호스트를 맞아 타격을 준비한 추신수는 공이 들어오자마자 갑작스럽게 번트 자세로 전환했다.
89마일(143km) 패스트볼이 한가운데로 왔고 추신수는 정확하게 투수 앞으로 번트를 굴렸다. 적당한 속도로 타구가 굴러갔고 그 사이 1루 주자 로빈슨이 여유있게 2루에 진루했다. 추신수는 아웃됐지만 득점권에 주자를 갖다 놓는 의미있는 희생번트였다.
결국 이게 결승점의 발판이 됐다. 후속 잭 코자트의 2루타와 조이 보토의 고의4구에 이어 브랜든 필립스의 2타점 우전 적시타가 터지며 승부를 갈랐다. 추신수의 이적 첫 희생번트가 신시내티의 5연패 탈출에 있어 귀중한 디딤돌 노릇을 한 것이다.
이날 추신수의 희생번트는 개인 통산 두 번째.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이적 초였던 2006년 9월11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 이후 무려 7년 만이다. 개인 통산 두 번째이자 신시내티 이적 첫 희생번트가 귀중한 결승점으로 이어지며 '팀플레이어'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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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시내티=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