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가 올 시즌 첫 선발 출격한 인천 유나이티드가 전남 드래곤즈와 아쉽게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인천은 16일 오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전남과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7라운드 홈경기에서 올 시즌 첫 선발 출격한 이천수를 앞세워 맹공을 퍼부었지만 결국 0-0으로 비겼다. 인천은 3경기 연속 무패행진(1승 2무)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4위에 올라 있던 인천은 이날 무승부로 3승 3무 1패(승점 12점)를 기록하며 최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9위에 자리했던 전남(1승 3무 3패)도 어려운 인천 원정길에서 귀중한 승점 1점을 챙기며 중위권 도약의 신호탄을 쐈다.

이날 인천의 베스트 라인업 중 유일하게 변한 것이 있다면 붙박이 왼쪽 날개 남준재 대신 이천수의 선발 출격이었다. 지난달 31일 대전전을 통해 1381일 만에 K리그 무대에 복귀한 이천수는 포항 스틸러스전 교체 출전 이후 3경기 만에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홈팀 인천은 김봉길 감독의 공언대로 이천수를 필두로 공격적으로 경기에 임했다. 반면 전남은 잔뜩 움츠러든 채 카운터 어택을 통해 공격의 활로를 개척했다.
인천은 전반 20분 이천수의 발끝에서 시작된 공격이 디오고의 침투 패스를 받은 이석현의 날카로운 슈팅으로 연결됐으나 상대 수문장 김병지의 선방에 막히며 선제골 사냥에 실패했다.
이천수는 전반 24분 특유의 발재간으로 아크 서클 정면에서 프리킥을 얻어냈다. 이날 인천의 공격 지역에서 프리킥과 코너킥을 도맡은 이천수는 직접 오른발로 감아 차 올렸지만 크로스바를 살짝 넘기며 무위에 그쳤다.
이천수는 전반 32분 한교원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머리에 맞히려 문전으로 쇄도했지만 소득을 올리지 못했다. 도리어 반격에 나선 전남은 이종호가 골대를 살짝 비껴가는 위협적인 오른발 슈팅을 날리며 인천의 간담을 서늘케 만들었다.
이천수는 전반 막판 디오고와 전매특허인 2대1 패스를 주고 받으며 전남의 왼쪽 측면을 허물었으나 마지막 크로스에서 아쉬움을 남기며 후반을 기약했다.
후반 중반까지 지리한 공방이 이어졌다. 와중 이천수가 인천 공격의 물꼬를 텄다. 후반 14분 페널티 에어리어 바로 앞에서 본인이 직접 얻어낸 프리킥을 오른발로 감아찼지만 크로스바를 살짝 넘어갔다.
확실히 감을 잡은 이천수는 후반 20분 자로 잰 듯한 왼발 크로스를 문전으로 배달했지만 한교원의 헤딩 슈팅이 김병지의 벽을 넘지 못하며 눈물을 삼켰다. 1분 뒤에도 오른발 크로스를 올려 남준재가 머리에 맞혔지만 김병지의 가슴에 안겼다.

이천수의 종횡무진 활약은 계속 됐다. 중앙과 측면을 가리지 않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후반 31분 왼쪽 측면에서 수비수 한 명을 완벽히 따돌리고 때린 왼발 슈팅은 수비 벽에 맞고 나오며 무위에 그쳤다.
파상 공세를 펼치고도 쉽사리 골문을 열지 못한 인천의 김봉길 감독은 한교원과 김남일 대신 남준재와 문상윤을 투입하며 비기를 꺼내들었다.
종료 직전까지 인천의 공세가 이어졌다. 하지만 이천수의 회심의 중거리 슈팅마저 김병지의 손에 막힌 인천은 끝내 전남의 골문을 열지 못한 채 승점 1점 획득에 만족해야 했다.
■ 16일 전적
▲ 인천 축구전용경기장
인천 유나이티드 0 (0-0 0-0) 0 전남 드래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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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