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도루 꼴찌’ SK, 오래간만에 발의 힘 과시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4.16 21: 24

예전 같지 않았던 SK의 발이 오래간만에 바쁘게 움직였다. 적극적인 베이스러닝을 통한 작전으로 승리의 발판을 놨다.
SK는 16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선발 조조 레이예스의 8이닝 3실점 호투와 5타점을 쓸어 담은 최정의 맹활약을 앞세워 8-3으로 이겼다. 지난 주말 마산에서 신생구단 NC에 2연패를 당하며 타격이 컸던 SK는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팀 삼성을 꺾고 한숨을 돌리는 데 성공했다.
출발은 불안했다. 에이스인 레이예스가 1회 선취점을 내줬다. 하지만 5회와 6회 각각 4점을 뽑아내며 역전에 성공했다. 8점 모두가 2사 이후에 나왔을 정도로 타선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그러나 그 기회를 만들면서 상대를 흔든 것은 발이었다. 공교롭게도 5·6회의 흐름이 거의 비슷했다. 전날까지 단 4개의 팀 도루에 그치며 리그에서 가장 못 뛰는 팀이었던 SK가 기동력의 힘을 새삼 확인한 순간이기도 했다.

SK는 0-1로 뒤진 5회 선두 박정권이 좌전안타로 기회를 열었다. 이후 김성현의 희생번트와 조인성의 유격수 땅볼로 2사 3루를 만든 SK는 정근우가 침착하게 볼넷을 골라내며 2사 1,3루의 기회를 이어갔다. 여기서 이명기가 동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다시 2사 1,3루가 됐다. 여기서 SK는 최정 타석 때 이명기가 2루 도루를 시도했다. 주자가 3루에 있다는 것을 감안한 과감한 베이스러닝이었다.
삼성 포수 이지영은 공을 던지지 못했다. 1·3루와 2·3루가 주는 차이는 컸다. 차우찬의 심리적 부담은 가중됐고 결국 최정에게 우월 3점 홈런을 허용했다.
6회도 거의 비슷한 양상이었다. 역시 선두타자로 나선 박정권이 안타를 치고 나갔고 2사 후 정근우가 볼넷을 골라 만든 2사 1,2루에서 이명기가 다시 적시타를 쳤다. 또 한 번의 2사 1,3루에서 이명기는 또 한 번 스타트를 끊어 2루를 훔쳤다. 역시 이지영은 5회와 같은 이유로 송구를 포기했다.
이는 후속타자 최정의 좌전안타 때 2타점으로 이어졌다. 이명기가 2루에 가지 않았다면 1점에 그칠 수도 있었다. 이어진 2사 1루에서는 최정까지 2루 도루를 성공시켰다. 최정의 2루 도루는 한동민의 안타가 적시타로 이어지는 원동력이 됐다. 6회에만 발로 2점을 더 뽑았다는 계산이 가능했다.
이날 SK는 총 4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전날까지 11경기에서 기록한 도루 개수와 똑같다. 지금까지 그간 SK는 뛸 수 있는 선수들이 출루하지 못하거나 도루 타이밍을 잡지 못해 캠프 내내 심혈을 기울인 기동력 야구를 펼치지 못했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고 오래간만에 벤치도 환하게 웃을 수 있었다. 공·수·주 3박자가 모두 맞아 떨어진 완승을 거둔 SK는 17일 돌아온 에이스 김광현을 앞세워 연승 도전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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