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포-4타점’ 김태균, 승리 이끈 역류의 타격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4.16 21: 44

타격은 30%의 성공률도 잘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본적으로 투수에게 승산 있는 싸움. 그러나 그 30%에서 가능성을 높이는 것은 부담 없는 스윙, 그리고 스스로 생각하는 타격이다. 한화 이글스 주포 김태균(31)이 팀 개막 연패를 끊는 귀중한 역전 결승포 포함 4타점으로 어떻게 쳐야 하는 지 교본이 되었다.
김태균은 16일 대전 NC전에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해 5회 역전 결승 좌월 투런 포함 4타수 2안타 1홈런 4타점을 올리며 팀의 6-4 역전승을 이끌었다. 자신의 시즌 첫 홈런이자 팀으로서는 대전구장 확장 후 첫 안방 타자의 홈런포. 그리고 올 시즌 14경기 째 만에 보는 첫 결승포였다.
이날 경기 전 한화 덕아웃은 활기찬 경기를 위해 그라운드에서 서로 다독이는 모습이 많았다. 캐치볼을 앞두고도 파이팅을 평소보다 크게 외쳤고 배팅 케이지 두 군데서는 일찍부터 타자들이 순서를 기다리며 연신 배팅 머신을 공략했다. 개막 13연패 어둠 속에서 갈피를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12일 선발로 나섰던 김혁민이 14일에도 선발 등판 했을 정도로 베테랑 김응룡 감독까지 조급했던 시즌 초반이다. 그 가운데 김태균은 주포 답게 결승포를 터뜨리며 봤던 공을 놓치지 않는 위력을 발산했다.

5회 김태균의 홈런이 터지기까지 과정을 지켜보면 김태균이 에릭의 투구 스타일을 직접 시행착오도 겪으며 수싸움 데이터를 머릿 속에 장착했음을 알 수 있다. 1회말 김태균은 5구 째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김태균의 삼진 당시 구종은 에릭의 커브. 그런데 3회 2타점 2루타를 때려내는 과정에서 김태균은 에릭의 바깥으로 빠져나가며 떨어지는 커브를 받아쳤다. 한 번은 당해도 두 번은 안 당한 김태균이다.
5회말 김태균의 역전 투런은 에릭의 커터를 때려낸 것이다. 이날 경기를 해설한 박재홍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에릭이 김태균을 범타로 잡아내기 위해 홈런을 맞기에 앞서 커터를 던졌다”라고 밝혔다. 슬라이더에 비해 빠른 대신 짧게 떨어지는 커터는 땅볼 유도를 위한 공. 앞선 3회 파울 커트 시에도 커터를 때려냈다는 것이 박 위원의 설명이었다.
이어 박 위원은 이어 “에릭이 결정구로 커터를 썼는데 자신이 던진 것에 비해 무브먼트와 코스가 제 위력보다 덜했다. 김태균은 이를 놓치지 않고 그대로 당기더라”라며 봤던 공을 놓치지 않은 김태균을 칭찬했다. 결과적으로 자신이 겪은 공을 그대로 머릿 속에 넣어두고 '한 번 당해도 두 번 당하지 않는다'라는 생각으로 타격한 김태균의 수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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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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