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났지만 결정적일때는 4번타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KIA 4번타자 나지완이 16일 광주 LG전에서 사구 견제를 뚫고 결정적인 활약을 펼쳐 팀 승리를 이끌었다. 사구 때문에 벤치 클리어링으로 이어지는 아찔한 순간도 있었지만 결정적인 찬스에서 4번타자의 임무를 다했다.
나지완은 2회말 선두로 나와 좌전안타로 물꼬를 텄고 선제득점의 주인공이 됐다. 그러나 3회말 1사후 두 번째 타석에서 LG 선발 리즈의 2구에 등을 맞았다. 몸쪽으로 공이 날라오자 황급히 몸을 돌려 피했으나 등에 맞는 볼이 되었다.

곧바로 나지완은 리즈를 향해 걸어나가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다분이 고의성이 있지 않았느냐는 표정이었다. 양팀 선수들도 벤치에서 뛰쳐 나오려고 준비했으나 원현식 구심이 나지완을 제지해 별다른 문제 없이 상황이 봉합되는 듯 했다.
그런데 나지완이 보호장비를 떼고 1루로 걸어가는 도중 리즈가 나지완에게 다가와 뭔가를 이야기했고 이때 양팀 선수들이 모두 달려나와 집단대치 상황이 벌어졌다. 다시 원현식 구심이 강력하게 제지했고 양팀 선수들은 서로를 노려보다 상황은 정리되었고 경기는 속행됐다.
나지완은 개막 이후 이번까지 모두 5개째 몸에 맞는 볼을 맞고 있다. 4번타자로 쾌조의 타격감을 보이자 상대 배터리들의 집중 견제를 받으면서 덩달아 사구도 많아지는 편이다. 이날도 리즈의 사구에 민감하게 반응한 이유로 보인다.
나지완의 진가는 7회 드러났다. 1사 1,2루에서 이범호의 2루타로 3-1로 달아난 가운데 나지완이 다시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터트려 주자들을 모두 홈에 불러들였다. 상대 좌익수가 쫓아갔으나 담장 때문에 만들어준 행운의 2루타였다. 시즌 14타점째(공동 1위)였고 승부를 가름하는 쐐기타였다.
경기후 나지완은 "찬스에서 볼카운트가 불리한 상항이어서 최대한 타격 포인트를 뒤에 두었다. 삼진만 당하지 말자고 생각했고 몸쪽을 의식하고 있었는데 공이 들어왔다. 타순에 연연하지 않고 네 번째 타자로 만족한다. 오늘 클러치 능력 보여준 것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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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최한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