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이래 가장 길고 악몽같았던 13경기. 그 지긋지긋한 터널에서 빠져나왔다. 한화 이글스가 주포 김태균의 역전 결승포를 앞세워 신생팀 NC 다이노스의 3연승을 저지하고 개막 13연패 끝 올 시즌 마수걸이 승리를 수확했다.
한화는 16일 대전구장에서 벌어진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 NC와의 경기에서 5회 터진 김태균의 역전 결승 좌월 투런과 선발 데니 바티스타의 5⅔이닝 2자책 역투를 앞세워 6-4로 승리했다. 한화는 이날 승리로 시즌 전적 1승 13패(9위, 16일 현재)를 기록하며 길었던 개막 13연패와 승률 0의 행진을 마쳤다.
반면 SK와의 위닝시리즈 후 창단 첫 3연승을 노리던 NC는 고비에서 상대의 화력을 피하지 못하고 절호의 만루 찬스를 살리지 못하며 역전패했다. NC의 올 시즌 전적은 3승 9패다.

1회초 NC는 김종호의 볼넷과 차화준의 삼진과 함께 나온 김종호의 2루 도루로 1사 2루 기회를 잡았다. 조영훈의 중전 안타로 1사 1,3루가 된 순간. 이호준의 3루 땅볼 때 김종호가 홈을 밟으며 NC가 선취점을 올렸다. 뒤를 이은 권희동의 타구. 좌익수 정현석의 글러브로 공이 들어갔다 나왔다. 심판진은 이를 정현석의 포구 후 실책이 아닌 포구 실책으로 간주, 공수교대 없이 NC의 2점 째로 이어졌다.
실책은 컸다. 뒤를 이은 조평호가 좌중간을 가르는 1타점 2루타를 때려내며 3점 째를 뽑았다. 선제 3실점으로 한화 타선이 맥없는 타격으로 1회말을 마친 뒤 분위기를 탄 NC는 2회초 2사 후 김종호의 볼넷에 이은 차화준의 우익수 키를 넘는 1타점 2루타로 4점 째를 뽑으며 초반부터 추격권에서 벗어났다.
끌려가던 한화는 3회말 2사 후 오선진의 2루 땅볼 때 2루수 차화준의 높은 송구를 틈 타 오선진이 1루를 밟은 뒤 김태완의 몸에 맞는 볼로 4번 타자 김태균 앞 1,2루 기회를 만들었다. 김태균은 풀카운트까지 가는 끝에 상대 선발 에릭 해커의 공을 제대로 받아쳐 우중간 2타점 2루타를 뽑아냈다. 2-4 추격권에 진입한 순간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한화는 최진행의 1타점 중전 안타로 3점 째를 뽑으며 접전으로 이끌었다. 그러나 김경언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동점의 꿈을 다음으로 미룬 한화다. 한화는 4회말 정현석의 중전 안타와 한상훈의 볼넷 등으로 1사 1,2루를 만들었으나 이대수의 유격수 병살타로 득점 기회를 날려버렸다.
그러나 주포의 한 방은 살아있었다. 5회말 한화는 1사 후 김태완의 볼넷으로 추격전에 불을 지폈다. 타석에 들어선 김태균은 에릭의 5구 째 컷 패스트볼(141km)이 다소 밋밋하게 날아들자 주저 없이 당겨쳤다. 이는 좌측 관중석 상단에 꽂히는 대형 역전 투런으로 이어졌다. 5-4 한화가 리드를 잡는 순간이었다.
6회초 NC는 조평호의 중전 안타와 김태군의 우익수 방면 안타, 노진혁의 볼넷 등으로 2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한화는 역투를 펼치던 바티스타를 내리고 송창식을 투입했고 김종호의 타구는 우익수 쪽으로 향했다. 우익수 김태완은 다소 낙구 지점 판단이 느렸으나 이를 전력 질주로 잡아내며 역전을 막았다. 위기는 넘긴 한화는 6회말 이대수의 1타점 좌익선상 2루타로 6-4를 만들었다.
이후 한화는 계투 난조 없이 리드를 지키며 뒤늦게나마 값진 시즌 첫 승을 따냈다. 개막 이후 13연패로 개막 최다 연패 불명예를 안았던 한화는 비로소 부담을 벗고 웃으며 대반격을 노릴 수 있게 되었다. 한화 선발 바티스타는 5⅔이닝 동안 6피안타(탈삼진 11개, 사사구 4개) 4실점 2자책으로 초반 불리한 가운데서 역투를 펼치며 결국 승리 투수가 되었다. 최고 151km의 직구는 물론 144km의 컷 패스트볼도 과감히 던지며 NC 타자들을 막아냈다.
4번 타자 김태균은 천금 역전 결승포 포함 4타점을 쓸어담으며 팀의 시즌 첫 승에 확실히 공헌했다. 반면 한국무대 첫 승을 노리던 NC 선발 에릭은 4⅔이닝 동안 6피안타(탈삼진 2개, 사사구 4개) 5실점 2자책으로 시즌 3패 째를 기록하고 말았다. 6번 타자 좌익수 조평호는 2안타 1타점으로 분전했으나 팀의 연승 잇기에 실패, 다음 경기를 기약해야 했다.

KIA는 광주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시즌 1차전에서 선발 양현종이 5⅔이닝동안 1실점으로 막고 3안타 2타점을 기록한 나지완의 활약에 힙입어 5-2로 승리했다. 시즌 8승째(3패)을 올린 KIA는 이날 SK에 패한 삼성을 밀어내고 단독 선두에 올랐다. LG는 시즌 5패째(9승).
넥센은 사직 롯데전에서 강정호의 2점홈런 포함 2안타 3타점 활약에 힘입어 7-4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넥센(8승6패)는 지난 13일 목동 삼성전에서 이어진 2연패를 끊었다. 반면 2회 후 추가득점에 실패하며 다잡은 경기를 넥센에 내준 롯데(5승1무5패)는 지난 5일 사직 KIA전 이후 5연패(1무)에 빠졌다.
SK는 포항구장에서 열린 원정 경기서 외국인 투수 조조 레이예스의 호투와 최정의 맹타를 앞세워 삼성을 8-3로 격파했다. 13일 마산 NC전 이후 2연패 탈출. SK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레이예스는 시즌 3승째를 따내며 4일 잠실 두산전 이후 3연승을 질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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