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성재가 살인충동을 불러일으키는 악랄한 악역으로 안방극장의 공분을 사고 있다. 그가 연기하는 작품 속 인물이 욕을 먹으면 먹을수록 ‘배우 이성재’에 대한 칭찬의 수위는 높아지고 있다.
이성재는 MBC 월화드라마 ‘구가의 서’에서 반인반수 최강치(이승기 분)와 대척점에 서는 흉악한 조관웅을 연기하고 있다. 관웅이 절친한 친구를 반역죄로 몰고 가는 것은 그나마 정상적인 범주에 속했다. 회가 거듭될수록 상상초월의 극악무도한 행동으로 시청자들을 분노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 16일 방송된 4회는 관웅의 악랄한 행동이 극에 달했다. 앞서 친구의 딸 윤서화(이연희 분)를 관기로 만들어 탐하려고 했던 그는 이번에는 서화와 닮은 박청조(이유비 분)까지 넘봤다. 또한 관웅은 권력과 신분을 이용해 청조의 아버지이자 강치를 거둔 박무솔(엄효섭 분)의 잘나가는 여관인 백년객주를 빼앗기 위해 모략을 펼쳤다.

이날 방송은 이 드라마의 원흉인 관웅 역의 이성재가 북 치고 장구도 치면서 극을 이끌어가는 모습이 집중됐다. 악역이 날뛰니 그 어느 때보다 높은 흡인력을 자랑했다. 이성재의 섬뜩한 표정과 한 대 때려주고 싶을 정도의 악랄한 행동은 혀를 내두르게 만들었다. 그는 욕하면서 볼 수 있게 높은 캐릭터 소화력을 보여줬다. 이성재는 밑도 끝도 없는 악랄한 관웅에게 생동감을 불어넣어 실제로 있을 법한 인물로 표현했다.
사실 ‘구가의 서’는 반인반수 강치가 인간이 되기 위해 펼치는 고군분투기가 가장 큰 이야기거리다. 때문에 악의 축인 관웅이 만드는 거센 걸림돌이 크면 클수록 강치의 성공과 역전기에 대한 흥미가 올라간다.
물론 그 사이 강치를 향해 돌진하는 난관들은 답답할 수도 짜증이 날수도 있지만 극의 재미는 높아지는 게 사실이다. 관웅을 연기하는 이성재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했다. 이성재는 이번 작품에서 연기 관록을 고스란히 뽐내고 있다. 초반부터 그가 깔아놓은 강력한 분노의 밉밥들은 ‘구가의 서’를 한순간도 뗄 수 없게 만드는 요인 중에 하나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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