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선수들이 최근 팀 동료들에게 선물을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그것도 단순한 고마움 표시가 아니라 팀 분위기 반전을 위한 응원의 의미에서다.
지난 5일 한화의 우완 데니 바티스타가 대전 넥센전을 앞두고 선수단에게 햄버거를 돌렸다. 당시 개막 5연패에 빠져 있던 선수단에게 힘이 돼주고 싶다며 돌린 간식 선물이었다.
바티스타의 간식에도 불구하고 한화는 개막 13연패의 늪에 빠졌지만 결국 16일 대전 NC전에서 6-4 승리를 거두고 연패에서 탈출했다. 이날 마운드를 지킨 것은 역시 5⅔이닝 4실점(2자책)을 기록한 선발 바티스타였다.

최근 연패에 빠진 또 다른 팀 롯데에도 훈훈한 외국인 투수가 있다. 쉐인 유먼은 16일 사직 넥센전을 앞두고 선수단과 프런트 모두가 입을 수 있게 200장의 티셔츠를 제작해 나눠줬다. 그가 좋아하는 '찜닭 힘'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티셔츠였다.
유먼은 "내가 힘들 때 찜닭을 먹고 힘내는 것처럼 선수단이 '찜닭 티셔츠'를 입고 힘냈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했다고 했다. 유먼의 티셔츠를 입고 훈련을 했음에도 이날 롯데는 넥센에 4-7 역전패를 당했으나 유먼의 마음만은 따뜻했다.
최근 사이 외국인 선수를 보는 야구계의 시선도 달라졌지만 외국인 선수들이 보는 한국 야구의 이미지도 달라졌다. 2000년대 초반까지는 단지 돈을 받고 와서 일하는 나라에 불과했다면 이제는 자신들을 필요로 하고 자신들이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의 땅'이라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 야구가 발전하면서 오히려 외국인 선수들을 데려와 성장시키고 가르쳐 쓰는 경우가 많아진 것도 한 이유다. 예전처럼 거만하거나 계산적인 '용병'이 아니라 한 팀의 일원으로 같이 배우고 같이 생활하는 '동료'로서 팀에 적응하고 있는 외국인 선수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국 무대 5년차인 넥센의 우완 브랜든 나이트는 항상 승리 인터뷰에서 야수들에게 고마움을 표한다. 벌써 3년차인 더스틴 니퍼트(두산), 벤자민 주키치, 레다메스 리즈(이상 LG) 역시 마찬가지. 점차 '한국화'돼가고 있는 외국인 선수들이 우리나라의 정(情) 문화도 익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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