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격 선봉장 신정락, ‘초반 페이스를 잡아라’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04.17 06: 38

이제 막 선발투수로 1군 무대를 경험하는 만큼, 경기 초반이 가장 중요하다.
LG 사이드암 투수 신정락(26)이 17일 광주 KIA전에 선발 등판한다. LG가 전날 주중 3연전 첫 경기서 KIA에 2-5로 패했기 때문에 신정락의 어깨에 LG의 반격 여부가 달려있다.
비록 아직 선발승을 신고하지는 못했지만 지난 2번의 선발 등판에서 신정락은 가능성을 증명했다. 4일 목동 넥센전에서 5⅔이닝 3실점(2자책점), 11일 잠실 NC전은 6⅔이닝 2실점으로 마운드를 지켰다. 타선의 지원이 있었다면, 충분히 1군 무대 첫 선발승을 올릴 수 있는 투구 내용이었다.

구위와 기본적인 제구력은 1군 타자들을 공략하기에 모자라지 않았다. 하지만 1회부터 실점한 게 치명타가 됐다. 신정락은 넥센전에서 1회초 팀의 선취점을 지키지 못하고 1회말 추격점을 허용했다. 내야진 에러로 인한 실점이었지만 선두타자 서건창에게 내야안타를 맞은 뒤 쉽게 도루를 허용한 것도 문제였다. NC전 또한 1회초 첫 번째 타자 김종호에게 몸에 맞는 볼과 도루를 내줬고 후속 세 타자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2실점으로 끌려갔다.
보통 선발투수가 가장 고전하기 쉬운 이닝이 1회다. 올 시즌 처음으로 1군 선발 등판에 임하는 신정락이 첫 이닝을 힘들어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NC전에서 신정락과 배터리를 이뤘던 조윤준은 “1회초 신정락 선배가 첫 타자를 맞춘 뒤 심하게 흔들렸다. 갑자기 너무 많은 것을 생각하는 듯했다. 1회를 마치고 너무 이것저것 생각하지 말고 편하게 던지라고 했는데 2회부터는 확연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어떻게 보면 1회는 신정락에게 가장 유리할 수 있는 이닝이다. 리그 사이드암 투수 중 가장 변화가 심한 공을 던지기 때문에 공 자체가 타자 눈에 쉽게 들어오지 않는다. LG 노석기 전력분석팀장은 신정락의 커브를 두고 “적어도 상대 타선이 한 바퀴 돌 때까지는 공략 당하기 힘든 공”이라 평가했다. 신정락의 구종은 보통 직구와 투심, 커브 세 가지로 한정되어 있는데 공 자체의 움직임이 현란해서 제구만 되면 딱히 구종을 추가할 필요가 없다.
결국 이번 KIA전의 성패는 1회에 결정될 확률이 높다. 신정락이 지난 두 번의 등판과는 다르게 첫 이닝을 여유 있게 넘긴다면, 적어도 경기 중반까지 호조의 페이스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직구 구속이 꾸준히 140km 초중반대를 형성하고 있는데 제구력을 잡기 위해 바꾼 폼인데도 시간이 지나면서 강속구가 나오고 있다. “이전까지 부상을 당할 수밖에 없는 폼으로 던지고 있었다. 결국 이번에 바꾼 폼이 부상방지와 제구력을 잡는 것뿐이 아닌 구위 향상도 이끌어 낼 것이다”라던 차명석 투수코치의 전망이 현실이 된 것이다.
신정락 입장에서는 지난 3월 21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KIA와 시범경기 역시 잊어야한다. 당시 신정락은 정규시즌에 대비한 선발 등판에서 4이닝 8실점으로 부진했다. 아직 페이스가 100%를 찍은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괜히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
LG는 이번 3연전을 시즌 초 분위기를 좌우할 첫 번째 관문으로 여기고 있다. 우승후보 팀과의 경기일뿐더러, 3연전 후 4일 휴식이 기다리고 있어 총력전을 펼치기도 쉽다. 이미 첫 번째 경기를 내줬기 때문에 2차전은 1차전과는 다른 식으로 경기가 운용될 것이다. 즉, 신정락이 조기에 흔들리면 바로 임찬규를 두 번째 선발투수로 투입할 수 있다.  
만만치 않은 상대를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마주했다. 그러나 그만큼 호투가 가져오는 효과는 크다. 신정락을 제외한 선발진 전원이 선발승을 신고한 만큼, LG 선발 로테이션이 확실히 자리 잡기 위해 신정락의 도약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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