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투혼’ 김태완의 승리 이끈 수비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4.17 10: 41

사실 엄밀히 따지면 호수비는 아니었다. 그러나 아픔을 딛고 경기 출장을 강행해 몸에 맞는 볼과 볼넷으로 득점을 해냈고 2사 만루를 무실점으로 막아내는 공헌을 보여줬다. ‘텔미’ 김태완(29, 한화 이글스)이 팀의 시즌 첫 승 숨은 공신으로 우뚝 섰다.
김태완은 지난 16일 대전 NC전에서 3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장해 비록 안타는 때려내지 못했으나 두 개의 사사구로 출루한 뒤 모두 득점했다. 3회 몸에 맞는 볼 이후 김태균의 중견수 방면 2루타로 홈을 밟았으며 5회 볼넷 출루 후 김태균의 좌월 역전 결승 투런으로 득점을 올린 김태완이다.
게다가 6회초 2사 만루에서는 김종호의 타구를 몸 던지며 잡아냈다. 뒤늦게 외야수비 전업한 김태완은 다소 타구 판단이 늦은 감도 보여줬으나 낙구 지점을 향해 몸을 던졌고 타구는 김태완의 글러브로 빨려들었다. 만약 이 타구를 놓쳤더라면 한화의 시즌 첫 승은 없었다.

사실 16일 경기 전 김태완의 컨디션은 정상이 아니었다. 옆구리 통증으로 인해 엔트리 말소 여부도 코칭스태프가 고민했을 정도. 김성한 수석코치는 “15일 하루를 쉬는 동안 김태완의 몸 상태를 지켜보며 엔트리에서 빼야 할 지 고민했다. 그러나 선수 본인이 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고 차도가 보였다”라며 김태완의 투지를 높이 샀다. 3회 에릭 해커의 공을 맞고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인 것은 바로 아픈 부위에 맞았기 때문이다.
선수 본인에게도 올 시즌은 중요하다. 2010시즌 후 공익근무로 병역 의무에 들어갔던 김태완은 구장과 가까운 대전고에서 근무하며 대전구장을 틈틈이 찾아 개인 훈련을 했다. 그러나 실전 공백이 있던 만큼 쉽게 적응하기는 힘든 것이 사실. 게다가 우리 나이 서른의 선수다. 공익근무 이전 중심타선을 지키던 타자라고 하더라도 선수로서 생존을 위해서는 맹활약에 대한 기대치, 부담감이 크게 마련이다.
안타는 때려내지 못했으나 두 번의 출루로 4번 타자 앞에 찬스를 제공했다. 그리고 부상 투혼이 담긴 슈퍼 세이브를 보여주며 대량 실점 위기를 온몸으로 막았다. ‘텔미’ 김태완은 홈 팬들 앞에 몸으로 승리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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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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