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경험하지 못했을지 몰라도 (우리 노래로) 함께 이해하고 걸었으면 좋겠어요"(찬혁 군)
"우리를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수현 양)

SBS '서바이벌 오디션 K팝스타2' 우승자 남매듀오 악동뮤지션이 미래에 이 같은 가수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며 함박웃음 지었다.
악동뮤지션은 17일 목동 SBS 사옥에서 간담회를 갖고 우승 소감을 비롯해 소속사 결정 문제, 그리고 향후 계획 등을 밝혔다.
악동뮤지션 이찬혁 군은 "우승해야 할 마음으로 도전한 게 아니라서 사실 정말 놀랐다. 'K팝스타2'를 하면서 꿈이 생기기 시작했는데 우승까지 하다니 아직도 얼떨떠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동생 수현 양은 우승 직후 눈물을 멈추지 못한 것과 관련해 "'K팝스타2'에서 합숙을 하면서 언니 오빠들과 많이 가까워졌다. 가장 소중한 친구들이었는데 떨어져 지내게 돼서 정말 슬펐다"고 당시를 이야기 했다.
악동뮤지션의 우승이 결정된 건 지난 7일. 약 열흘의 시간이 지난 현재 악동뮤지션은 그간 만나지 못한 지인들을 만나며 지난 5개월여 간의 짜릿했던 경험들을 털어내고 있다. 찬혁 군은 "우승하고 나서 바빴다. 여러 사람들과 미팅을 많이 했고 또 보고 싶었던 분들도 만나고 있다"면서도 "아직 완성하지 못한 자작곡들을 다듬고 있는데 지금 겪고 있는 상황에 관한 곡이다. 얼떨떨한 기분과 기쁜 마음을 자작곡에 담으려고 하고 있다"며 오디션을 마친 현재에도 음악에서 손을 놓지 못하고 있는 근황을 전했다.
우승이 결정되고 곧 SM, YG, JYP 중 한 곳에 둥지를 틀어야 하지만 악동뮤지션은 곧 부모님이 계시는 몽골로 돌아갈 계획이다. 이유는 다름아닌 재충전이 필요하기 때문. 찬혁 군은 "돌아와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어서 가는 거다. 자작곡을 좀 더 만들고 재충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K팝스타2' 우승이 결정되고 난 뒤 생활은 프로그램 출연 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달라졌지만 아직 10대인 악동뮤지션은 그 변화를 음식점에 갈 때 느낀다고 꼽았다. 수현 양은 "주변 사람들이 알아봐주시는 게 신기하고 재밌다"며 "식당에 가면 서비스를 주고 가격도 깎아주신다"며 베시시 웃었다.

선교사로 활동 중인 부모님을 따라 몽골에서 체류하던 악동뮤지션이 음악을 접한 건 홈스쿨링을 통해서다. 찬혁 군은 "처음에는 시간표에 공부 시간을 많이 채워넣었는데 아니다 싶었다. 그러면서 우리 스스로가 시간표를 만들었고 그러면서 자유시간도 많아졌다. 그 시간에 작곡을 하게 됐고 노래도 좋아하게 됐다"고 밝혔다. 수현 양은 "그렇다고 공부를 안 한 건 아니고 부모님께서 EBS를 보여주시곤 했다"고 덧붙였다.
그렇게 만든 곡으로 'K팝스타2' 오디션에 참가하게 된 이들은 첫 방송 당시 발표한 '다리꼬지마'를 통해 단번에 주목 받았고, 이를 잊지 않는 듯 '다리꼬지마'를 가장 아끼는 자작곡으로 꼽았다. 찬혁 군은 "사람들이 이 곡을 좋아해 줄 지 정말 몰랐다. 장난으로 만든 곡인데 가사가 좋다며 칭찬해주셨다"며 얼떨떨해 했다.
악동뮤지션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자작곡은 60여 곡. 자작곡을 담당하고 있는 찬혁 군에 따르면 한 곡을 만드는 데 걸리는 평균 시간은 3,40분이다. 그때 당시의 느낌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집중적으로 곡을 써 빠르게 탄생시킨다. 찬혁 군은 "그때 떠오르는 게 한 번에 표현이 안 되면 다음날 넘어갔을 때 느낌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며 "가장 짧은 시간 동안 만든 건 5분이 걸렸다"고 소개했다.
자작곡 패턴도 달라졌다. 찬혁 군은 "초반 곡들은 순수하고 통통 튀는 곡이었고, 이후엔 '착시현상'처럼 음악적인 분위기가 나는 곡을, 세 번째엔 '라면인건가', '크레센도'처럼 대중적인 곡을 쓰려고 했다"고 말했다.
남매 듀오로 활동하는 것과 관련한 장단점도 밝혔다. 찬혁 군은 "호흡이 잘 맞고 남들이 말 못하는 이야기도 서로 할 수 있지만, 단점 역시 서로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다는 점"으로 꼽으며 "계속 붙어있다 보니 자잘한 것으로 싸우기도 했다. 또 가장 예민할 때인 TOP3 당시 자작곡을 만들어야 하는 스트레스가 큰 싸움으로 번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반면 수현 양은 "'K팝스타2' 생방송 경연에서 언니들이 다 떨어져서 외로웠는데 오빠가 여자숙소로 옮겨와서 살았고 그게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단점도 있지만 남매 듀오로 활동하겠다는 계획에는 변화가 없다. 찬혁 군은 "둘이 있을 때 시너지가 생긴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고, 수현 양은 "오빠가 군대에 가면 걸그룹으로 활동하겠다고 말 한 적이 있다. 물론 장난이다"며 웃었다.
악동뮤지션은 이제 소속사 결정을 앞두고 있다. SM, YG, JYP 중 한 곳을 골라 데뷔하는 것 역시 이들의 중요한 다음 행보다. 찬혁 군은 "소속사 문제는 정말 신중하게 결정하려고 한다. 세 소속사 모두 좋은 곳이기 때문에 부모님과 함께 고심하고 있다"며 "우리 음악을 고민해주고 사랑해주는 소속사를 생각하고 있다. 또 우리를 가르쳐 주시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소속사이길 바란다"고 밝혔다. 수현 양은 "세 소속사 모두 트레이닝 받은 경험이 있어서 사실 갈 때마다 가고 싶은 곳이 달라졌다. 세 곳 모두 장점이 다르다"며 "SM은 깔끔하고 세련됐고, YG는 딱 봐도 멋진다. JYP는 가족적인 분위기다"고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악동뮤지션은 'K팝스타2'를 통해 키운 꿈에 대해서 이야기 했다. 찬혁 군은 "우리 이야기를 전하는 악동뮤지션이 되고 싶다. 자작곡 안에서 이야기 하고 싶고, 남들이 경험하지 못했을지 몰라도 (우리 음악을 통해) 함께 이해하고 걸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현 양은 "우리를 보시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가수가 되고 싶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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