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드라마라면 반드시 있는 공식이 눈길을 끈다. 착하기만 했던 주인공은 사라진지 이미 오래. 입체적인 캐릭터를 통해 반듯한 주인공도 복수를 위한 악행을 저지르며 시청자에 통쾌함을 선사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해 독하고 독한 악녀의 허술한 면모도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는 관전 포인트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악녀가 망가지는 모습은 시청자에 연민마저 불러일으키고 있다. KBS 2TV 주말 드라마 ‘최고다 이순신’의 신이정(배그린 분)과 MBC 아침드라마 ‘사랑했나봐’의 최선정(김보경 분)이 대표적이다.
‘최고다 이순신’의 신이정은 이순신(아이유 분)의 성장에 있어 꼭 필요한 인물. 이정과 순신은 함께 연기 수업을 받으며 대결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학벌도 재력도 없고, 외모도 출중하지 않은 순신의 곁에서 이정은 모든 것을 갖춘 인물로 순신의 상황을 더욱 극명하게 시청자에 전달하며 쉬운 그림을 만들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정은 순신에 물을 끼얹으려고 하다가 오히려 물벼락을 맞고, 순신에 발을 걸어 넘어뜨리며 머리채를 잡다가 오히려 몰매를 맞거나, 엄마 앞에서 눈을 부릅뜨고 분에 못 이겨 오열하는 등의 장면을 통해 웃음을 유발하고 있다.
또한 ‘사랑했나봐’의 최선정도 돈을 위해 남자를 헌신짝 버리듯 하고, 아이를 바꿔치기하고 주식을 조작하거나 임신했다는 거짓말도 눈 깜짝하지 않는 인물로 물건을 집어던지며 악을 쓰는 독한 모습으로 시청자의 분노 게이지를 높였다.
하지만 선정도 극이 후반부로 갈수록 자신의 분에 못 이겨 뜬금없이 육포를 거칠게 뜯어먹거나 빵을 우적거리는 모습으로 ‘먹방’을 연출, 웃음을 자아내고 있으며 혼자 독백을 하며 눈을 치켜뜨거나 과장되게 코웃음을 치는 모습으로 시청자에 재미를 선사한다.
빼어난 미모를 기반으로 악녀의 모든 조건을 갖춘 이들의 의외의 허당 모습은 시청률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 두 드라마는 높은 시청률을 통해 인기를 입증하며 주말드라마와 아침드라마계의 절대강자로 자리를 굳힌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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