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큰 신인 김시래, “독기 품었다. 2연패 자신 있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3.04.17 21: 54

드디어 전체 1순위 신인의 진가가 나왔다. 김시래(22, 모비스)가 가장 큰 무대에서 밝게 빛났다.
모비스는 17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개최된 2012-2013 KB국민카드 챔프 4차전에서 서울 SK를 77-55로 물리쳤다. 이로써 모비스는 파죽의 4연승으로 우승컵을 품었다. 1997년 전신 기아시절의 우승을 포함하면 통산 4번째 우승. 2001년 모비스로 이름을 바꾸며 울산을 연고지로 한 이후에는 세 번째 우승이다.
2012년 1월 드래프트 전체 1순위 김시래는 7점, 8어시스트, 2스틸로 맹활약했다. 특히 고비 때마다 터트린 외곽슛과 재치 있는 경기운영이 돋보였다. 4점, 4어시스트에 그친 선배 김선형(23, SK)과의 가드대결에서 김시래가 판정승을 거뒀다.

경기 후 김시래는 특유의 환한 웃음을 지었다. 그는 “신인으로서 큰 경기에 뛴 것도 영광인데 우승해서 정말 기분 좋다. 감독님, 코치님, 스탭분들, 동료 형들에게 감사한다. 좋은 동료들을 만나 우승할 수 있었다”며 겸손한 소감을 밝혔다.
시즌 초반만 해도 김시래는 프로무대에 적응을 못했다. ‘새가슴’이라는 불명예도 붙었다. 본인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김시래는 가장 중요한 챔프전에서 밝게 빛나며 그간의 멍에를 씻었다.
큰 경기에 강한 것 같다는 질문에 그는 “더 강한 것 같지는 않다.(웃음) 시즌 초반에 적응을 좀 못했다. 아직도 많이 부족한데 그나마 적응이 됐다. 우승이라는 결실을 맺어 좋다”며 즐거운 표정을 지었다.
이번 챔프전은 1순위 김시래와 2순위 최부경의 자존심대결로도 관심거리였다. 최부경은 4차전 12점, 6리바운드, 2블록슛으로 SK선수 중 가장 돋보였다. 김시래는 “(최)부경이는 정말 잘하는 선수다. 오늘도 잘했다. 앞으로도 계속 같이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반겼다.
그간 김시래는 1순위 값을 못한다는 평가를 들었던 것이 사실. 마음고생에 대한 시원한 해명도 들을 수 있었다. 김시래는 “많이 속상했다. 아무래도 1순위니까 고충도 있다. 그것을 어떻게 이겨내느냐에 따라 크게 되거나 무너질 수 있다.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정말로 독기를 품지 않았냐고 재차 물었더니 “욕을 먹는 것도 신경을 덜 쓴다. 하지만 속으로 독기를 품었다. 기회가 온다면 잡는다고 생각했다”며 솔직하게 말했다.
김시래가 정상급 가드로 올라온 모비스는 내년에도 2연패를 바라보고 있다. 그는 “자신감이 생겼다. 오프시즌 부족한 웨이트나 수비, 슈팅을 보완해서 발전한 모습을 보이겠다. 2연패도 자신 있다”며 당찬 선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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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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