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근(32, 모비스)이 프로농구의 왕으로 등극했다.
모비스는 17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개최된 2012-2013 KB국민카드 챔피언결정전(이하 챔프전) 4차전에서 서울 SK를 77-55로 물리쳤다. 이로써 모비스는 파죽의 4연승으로 우승컵을 품었다. 1997년 전신 기아시절의 우승을 포함하면 통산 4번째 우승이다.
4차전 29점, 3점슛 5개를 터트린 양동근은 기자단 투표에서 78표 만장일치를 얻어 챔프전 MVP가 됐다. 2007년 이후 개인통산 두 번째 수상. 프로농구 역사상 첫 2회 수상의 대기록이다.

경기 후 양동근은 MVP 수상에 대해 “솔직히 어제 너무 못해서 내가 받을 줄 몰랐다. (문)태영이 형이나 (김)시래가 받을 줄 알았다. 어제 슛을 급하게 던졌다. 선수들에게 ‘내일 다 넣을게’ 했는데 진짜 다 들어갔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양동근은 유재학 감독과 세 번의 우승을 합작했다. 이제는 사제지간을 넘은 인생의 스승이다. 양동근은 “농구는 물론 그 외적인 면에서도 그냥 감독님이 시키는 대로 하면 무조건 이긴다. 수도 많으셔서 신이라 할 정도다. 농구나 인성이나 지금의 나를 만들어 주신 분”이라며 은혜를 잊지 않았다. 이어 “(유재학 감독을) 못 만났다면 은퇴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통산 세 번째 우승에 대한 감회는 어떨까. 양동근은 “같이 뛰어주는 선수들이 ‘형이랑 같이 뛰었을 때가 즐겁고 행복해’라고 말해줘서 행복하다. 좋은 추억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돌아봤다.
개막 전 모비스는 ‘판타스틱4’라고 불렸다. 하지만 시즌 초반 기대에 다소 미치지 못하면서 팬들의 비난도 따랐던 것이 사실.
양동근은 “부담이 매우 많았다. (문)태영 형, (김)시래가 들어오면서 전술을 짚고 넘어가야 했다. 함지훈의 부상으로 선수들이 위기의식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이어 “막판 연승을 타면서 자신감 생겼다. 플레이오프를 오면서 체력안배 등 여러 부문이 잘 됐다”고 덧붙였다.
모비스는 올해 우승주역들이 다음시즌 고스란히 남는다. 2연패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양동근은 “내년시즌에는 통합우승이 목표”라며 자신 있게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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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