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우승' SK, 그들이 폄하돼서는 안되는 이유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3.04.18 06: 59

정규리그 1위 서울 SK는 18일 2012-2013 챔피언결정전에서 패했다. 시리즈 전적 0-4로 완패한 SK는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에 머물렀다. 하지만 올 시즌 SK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선보였다. 시즌 개막전만 하더라도 SK의 정규리그 우승을 점쳤던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2007-2008시즌 6강 플레이오프 진출 이후 5시즌만에 봄 농구 참가를 확정한 것도 모자라 사상 처음으로 정규시즌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선수들의 사기가 극에 달했다. 올해 홈에선 무려 25승 2패라는 경이적인 성적을 올렸다. 정규시즌 44승으로 직전 시즌 동부와 한 시즌 최다승 타이기록을 세웠다.
개막전서 전자랜드에 패하면서 흔들렸던 SK는 동부를 상대로 짜릿한 승리를 거두면서 완전히 분위기를 바꿨다. 이후 승승장구 했다. 홈에서는 무적이었고 최다 11연승까지 내달렸다. SK는 이번 시즌 44승 10패 승률 8할1푼5리의 빼어난 성적을 내며 팀 창단 16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올 시즌 3-2 드롭존을 바탕으로 강력한 수비 농구를 펼친 문경은 감독은 팀을 완전히 뜯어 고쳤다. 특히 새내기 감독으로서 쉽게 할 수 없던 결단을 내렸다. 바로 시즌 시작전 6주 동안 체력훈련을 펼쳤다. 공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몸만들기에 나섰다. 그동안 부상으로 인해 정상적인 시즌을 보내지 못했던 것을 잘 알고 있던 문경은 감독은 팀 개조를 위해 노력했다.
SK의 돌풍은 강한 체력과 부상 선수가 없는 것이었다.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SK는 3-2 드롭존 수비를 펼치면서 정규리그를 평정했다. 3-2 드롭존도 그동안 다른 팀들이 해왔던 것을 답습하지 않았다. 강력한 수비와 함께 빠른 농구를 펼치면서 공격까지 활발하게 만들었다.
또 부상선수가 없는 SK의 한 시즌은 상당히 밝았다. 시즌 중반을 넘어 막판으로 갈수록 무너졌던 그동안의 모습과는 완전히 달랐다. 체력이 뒷받침을 해주면서 SK의 경기력은 대단했다. 경기 외적으로도 신구조화가 잘 이뤄졌다. 출전시간이 많지 않은 주장 이현준은 어린 선수들을 하나로 묶었다. 젊은 코칭스태프와 함께 선수들과 대화를 통해 문제점을 해결해 나갔다. 노장들도 어린 선수들과 스스럼 없이 뭉치면서 조직력을 한껏 끌어 올렸다.
그동안 부진했던 SK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그 결과 SK는 정규리그 역대 최다승(44승) 타이, 홈 최다승(25승) 및 최다연승(23연승) 등 굵직한 기록을 대거 작성하며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을 기록했다. 비록 챔피언전서 한번도 승리하지 못했지만 SK는 정상적인 전력이 아니었다. 팀 핵심인 박상오가 KGC와 4강 플레이오프서 허벅지 근육이 파열되는 부상을 당하며 정상적인 경기를 펼치지 못했다. 물론 박상오는 이를 숨겼다. 자신 때문에 팀 분위기가 가라앉으면 안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만큼 선수들 모두 최선을 다했다. 문경은 감독이 시작한 SK의 변화는 선수들 모두와 프런트까지 변화 시켰다. 비록 챔피언결정전에서 패배를 당했다 하더라도 누구도 만들지 못한 변화였다. 통합 챔피언의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올 시즌 누구보다 성공한 것을 선수들 스스로 잘 알고 있을 것이다.
10bird@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