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초딩'이 따로 없다. 국회의원이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이 남자는 좋아하는 여자가 자신을 반기지 않자 온갖 심술을 다 부린다. 그런데 그러다가도 갑자기 '살인 미소'가 아닌 '살인 눈빛'을 쏘며 세상 가장 멋진 남자로 변신한다. 국민이라면 어찌 이런 국회의원에게 반하지 않을 수 있을까.
SBS 수목드라마 '내 연애의 모든 것'에서 배우 신하균이 연기하는 김수영은 모든 생각이나 의도가 겉으로 모두 드러나고 마는 순수한 인물이다. 그렇게 때문에 그는 좋아하는 여자를 대할 땐 너무나 유치하지만 귀엽기 짝이 없고, 사랑을 고백할 땐 세상 가장 멋진 남자가 된다.
지난 17일 오후 방송된 '내 연애의 모든 것'에서는 자신이 좋아하는 노민영(이민정 분)의 집 앞에 찾아가 "날 어떻게 생각하냐"는 돌직구를 날리고, 노민영이 탐탁찮은 답변을 내놓자 금세 얼글을 바꿔 불같은 화를 내는 김수영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어 그는 우연히 마주친 노민영의 조카가 왜 자기 집에 왔냐고 따지자 "여기가 네 땅은 아니잖아!"라며 소리를 지르며 '초딩'의 전형을 보여줬다.

무슨 국회의원이 이렇게 단순하고 어리바리한지, 정말 놀라울 정도다. 그런데 그런 모습이 여자들에겐 모성애를 불러일으킨다. 노민영에게 차인(?) 이후 김수영은 집 안에서 두문불출하며 퍼즐 맞추기에 매진했다. 턱 밑까지 다크써클이 내려온 그는 후줄근한 흰 티셔츠와 헝클어진 헤어스타일로 뭇 여성들에게 '돌봐주고 싶은 남자'로 다가온다.
그런데 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여자를 설레게 하는 근사한 남자로 다가온다. 노민영이 부탁한 법안에 국회의원들의 사인을 받기 위해 얼굴에 철판을 깔고 적극적으로 나선다. 평소 동료 의원들 사이에서 '왕따 비슷한 거'였던 그였지만, 노민영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고군분투 하다 '내어놓고 왕따'가 됐다.
그리고 그는 갑작스레 던지는 고백으로 짝사랑하는 여자의 가슴을 뛰게 한다. 김수영은 보이는 라디오프로그램에 함께 출연하게 된 노민영에게 "자기가 꽤 예쁘장하다는 거 알고 있나?"라는 멘트를 던졌다. 빨려 들어갈 듯한 아련한 눈빛으로 빤히 보다 "반했나 착각하겠다"는 노민영의 말에 "착각 아니다"라는 기습 공격 혹은 고백을 했다.
신하균은 이처럼 자유자재로 변하는 캐릭터를 연기하며 물 만난 고기처럼 인물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그는 김수영의 시도 때도 없이 바뀌는 표정과 성격을 연기하며 마치 '사랑스러운 남자란 이런 것'을 보여줄 기세로 시청자의 마음을 홀린다. 드라마가 방송되는 1시간 여 남짓한 시간동안 신하균의 엄마가 아닌데도 '엄마 미소'를 짓게 한다.
'내 연애의 모든 것'은 국회를 배경으로 그려지는 로맨틱코미디로, 정치 풍자와 멜로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막중한 임무를 지닌 이 드라마에서 신하균은 자신의 존재감으로 드라마를 가득 채운다. 웃기지만 우습지 않은 캐릭터 설정은 그의 힘이다.
이제 드라마는 로맨틱코미디라는 장르에 맞게 러브라인을 구축하며 본격적인 이야기로 돌입했다. 이와 같은 전개와 함께 매력이 넘치는 남자주인공과 너무나 아름다운 여자주인공, 활기차고 유쾌한 주변 인물들은 '내 연애의 모든 것'을 게속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mewolong@osen.co.kr
'내 연애의 모든 것'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