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짝’이 지난 17일 방송 100회를 맞았다. 이 같은 방송 회차를 내보내기까지 ‘짝’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2년여 간의 시간을 보냈지만, 서릿발 같은 방송 환경에서 100회가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지난 2011년 설 특집 SBS ‘스페셜-나는 한국인이다’로 파일럿 방송된 뒤 그해 3월 정규 편성돼 매주 수요일밤 시청자를 찾은 ‘짝’은 이제 남녀 짝 찾기 프로그램의 대표 브랜드로 불러도 손색이 없는 위치에 섰다.
그러나 이 같은 지위를 얻기까지 ‘짝’이 걸어온 길은 결코 녹록치 않았다. 결혼을 전제로 하는 미혼남녀의 리얼한 짝 찾기 과정을 보여준다는 취지를 내건 프로그램은 이와는 궤를 달리하는 일부 출연자들로 인해 몸살을 앓았고 이는 진정성 논란으로 번졌다. 홍보성 출연을 의심케 하는 쇼핑몰 모델 출신의 여자 출연자나, 성인방송 출연 경력을 속인 남자 출연자의 등장은 ‘짝’이 의도하는 인생의 동반자 찾기 과정에 의구심을 일게 만들었고, 급기야 제작진의 소송 강행이 이어졌다.
이 뿐만이 아니다. ‘짝’은 선정적인 편집이 도마 위에 일부 출연자로부터 항의를 듣거나, 노골적인 외모·스펙 관련 발언으로 품위 없는 방송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짝을 찾는 과정이 순수한 사랑의 감정만이 전부일 수 없는 현실에서 이 같은 모습이 애정촌에서 역시 구현되는 모습은 시청자에게 불편하기 짝이 없는 감정으로 돌아와 날선 비판을 받았다.

그러는 사이 제작진은 ‘짝’에 다양한 출연자군을 접목시켜 스토리를 입히기 시작했고, 논란도 잦아들었다. 이혼 경력이 있는 출연자를 모은 돌싱 특집을 비롯해, 모태 솔로, 남녀 연예인 특집 등이 ‘짝’을 내적으로 풍성하게 했다. 특히 여기에는 ‘짝’의 존재기반인 진정성 부분이 크게 부각되며 오래도록 프로그램이 시달린 문제에 시청자와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했다. 여기에 쌍둥이 출연자, 사주가 같은 출연자의 동반 짝 찾기 과정을 조명하는 등 다양한 시도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렇게 풍성해진 콘텐츠는 MBC ‘무한도전’을 비롯해 tvN ‘SNL 코리아’ 등 수많은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패러디 됐고, '짝'은 어느새 짝 찾기 프로그램의 대명사가 됐다. '남자1호', '여자2호'와 같은 프로그램 속 명칭은 대중이 일상생활에서 한 번쯤 사용해 본 유행어로 자리잡았다.
무엇보다 100회라는 방송횟수는 그 자체로 방송가에서 인정받은 콘텐츠임을 방증한다. 수많은 논란과 풍파에 시달렸지만 어느새 하나의 브랜드가 된 ‘짝’이라는 콘텐츠는 진정성을 향해 오늘도 앞으로 나아간다.
sunh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