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이 시즌 첫 무실점 경기를 펼치며 '닥공'에 이은 '닥수'에서도 충분한 가능성을 열어놨다.
전북 현대는 1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7라운드 대구FC와 경기서 1골 1도움을 기록한 에닝요의 맹활약에 힘입어 2-0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전북은 4승 1무 2패(승점 13)를 기록, 지난 성남전 패배의 기억을 깨끗이 씻어내며 3위로 도약했다.
이날 경기는 전북의 시즌 첫 무실점 경기라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었다. 전북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을 포함, 올 시즌 매 경기서 실점하며 구멍난 수비로 인해 골치를 썩혀왔던 터다. 하지만 이날 경기서 새로 선보인 김상식-권경원 조합이 제 몫을 훌륭히 해내며 이 문제를 해결했다.

전북은 이날 경기서 박원재와 임유환이 각각 퇴장과 경고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해 김상식-권경원이 센터백에서, 이재명과 전광환이 양쪽 풀백으로 나섰다. 신인 권경원을 센터백으로 쓰고 부상에서 회복한지 얼마 되지 않은 전광환을 오른쪽 풀백으로 기용한 전북 나름의 파격적 라인업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이날 양쪽 풀백의 활발한 오버래핑과 센터백의 안정된 수비는 전북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파비오 감독 대행도 "어린 나이지만 권경원이 들어가서 잘 해줬고 김상식이 들어가서 라인을 잘 조율해줬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플레이한 것 같다"며 "포백 라인은 물론 위에서부터 잘 수비해줬기 때문에 골을 먹지 않을 수 있었다. 무실점 경기는 여러 명이 다 잘해준 덕분"이라고 선수들을 칭찬했을 정도.
'닥공'에 있어서는 올 시즌 그 어느 팀도 부럽지 않을 전북이다. 7경기 12득점, 결코 저조한 득점력이 아니다. 닥공을 지향하는 전북으로서는 만족할 만한 수치다. 하지만 실점이 문제다. 전북은 7경기 8실점으로 리그에서 6번째로 실점이 많은 팀 중 하나다. 이날 대구전 이전까지 무실점 경기가 하나도 없었다는 점이 수비의 문제점을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대구전에서 전북은 새로운 수비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권경원이 보여준 센터백으로서의 안정감과 김상식의 조율능력, 이재명과 전광환의 풀백으로서의 활약은 전북에 있어 도움이 되고도 남을 조합이다. 포백라인에서 안정을 찾는다면 전북의 '닥공'은 분명, 더욱 더 두터워질 것임에 틀림없다.
전북은 앞으로도 리그와 ACL을 병행하는 벅찬 일정을 맞는다. 인천전(20일) 후 무앙통(24일)과 ACL 경기를 펼치고 3일 후 다시 리그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포항(27일)과 맞붙는다. 포백라인이 조금 더 힘을 낸다면, 전북으로서는 리그와 ACL를 병행하면서도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는 추진력을 얻는 셈이다.
costball@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