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수생이 소원을 풀었다. ‘무관의 제왕’ 로드 벤슨(29, 울산 모비스)이 드디어 왕관을 썼다.
모비스는 17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개최된 2012-2013 KB국민카드 챔피언결정전(이하 챔프전) 4차전에서 서울 SK를 77-55로 물리쳤다. 이로써 모비스는 파죽의 4연승으로 우승컵을 품었다. 지난 1997년 전신 기아시절을 포함하면 통산 4번째 우승이다.
모비스의 주축 양동근과 함지훈은 이미 우승경험이 있다. 하지만 뜻깊은 첫 우승을 맞은 선수도 있었다. 바로 외국인 선수 벤슨이다. 그는 2011년부터 2시즌 연속 챔프전에 올랐지만 모두 준우승에 그쳤던 뼈아픈 기억이 있다.

벤슨은 오프시즌 기존 외국선수들의 재계약을 불허한 KBL의 정책에 의해 창원 LG유니폼을 입었다. 중하위권에 머문 LG에서 사실상 벤슨은 우승을 달성하기 어려웠다. 그런데 벤슨에게 기회가 왔다. 지난 1월 28일 LG와 모비스가 외국선수를 맞바꾸며 우승후보 모비스에 합류한 것.
5라운드 후반부터 모비스에 적응한 벤슨은 13연승을 질주하며 4강 플레이오프를 맞았다. 유재학 감독 역시 “서서히 벤슨효과가 나오고 있다”며 영입에 만족감을 표했다. 전자랜드와의 4강전에서 벤슨은 높이의 이점을 제대로 살렸다. 특히 디앤젤로 카스토를 3연속 블록한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그는 4강전 평균 12.3점, 4.7리바운드, 2.3블록슛으로 진가를 발휘했다.
벤슨은 3번째 챔프전에서 강했다. 그는 1차전 4쿼터 13점을 퍼부으며 기선제압에 공을 세웠다. 유재학 감독이 가장 중요하고 힘들었다던 1차전이었다. 벤슨은 4차전 6점, 11리바운드, 1블록슛으로 모비스의 골밑을 굳게 지켰다. KBL 첫 우승을 달성하는 감격의 순간이었다.
경기 후 벤슨은 활짝 웃으며 기자를 맞았다. 그는 “드디어 세 번 만에 이겼다. 모든 동료들이 정말 잘 뛰어줬다. 나 혼자 잘한 것이 아니다. 우승을 차지해서 기쁘다”고 말했다. 트레이드로 합류한 모비스에서의 우승에 벤슨도 기분이 남달랐다. 그는 “모비스에 처음 왔을 때 힘들기도 했다. 하지만 우승을 했으니까 다 괜찮다고 생각한다”며 웃었다.
또 벤슨은 특히 29점을 올린 양동근을 칭찬하며 “양동근이 정말 잘했다. 오늘 최고였다. 슛이 정말 잘 들어가서 계속 쏘도록 했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2연패에 대한 자신감도 엿보였다. 벤슨은 “모비스와 재계약을 하고 싶다. 나도 상황이 어떻게 될지 일단 지켜보겠다. 2연패 기회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계속 KBL에서 뛰길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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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