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BS에도 무덤덤…오승환, 역시 '돌부처'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3.04.18 06: 02

'돌부처'라는 별명 그대로였다. 사자 군단의 특급 소방수 오승환(31)이 올 시즌 첫 블론 세이브를 기록한 뒤 "아직 시즌 초반이라 괜찮다"고 개의치 않았다.
오승환은 17일 포항 SK전서 5-4로 앞선 8회 2사 3루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SK 벤치는 김성현 대신 박진만을 대타로 내세우는 승부수를 띄웠다. 결과는 박진만의 승리. 오승환의 4구째를 밀어쳐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때렸다. 3루 주자 조성우는 여유있게 홈인.
이 순간 오승환의 표정은 굳었다. 해마다 '블론 세이브 제로'를 목표로 내세웠던 그였기에 아쉬울 수 밖에. 지난해 4월 24일 대구 롯데전 이후 358일 만의 블론 세이브. 오승환은 정근우를 중견수 플라이로 유도하며 이닝을 마쳤다.

삼성 타선은 8회말 공격 때 진갑용의 2타점 결승 2루타를 포함해 6점을 뽑아내며 오승환을 위한 화끈한 공격 지원을 펼쳤다. 9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은 이명기, 최정, 한동민을 삼자 범퇴로 잠재우며 시즌 첫 승을 맛봤다.
오승환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세이브 상황을 막지 못한 건 아쉽지만 팀이 이겨 다행이다. 그리고 아직 시즌 초반이라 괜찮다"고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류중일 감독 또한 오승환을 감싸 안았다. "요즘 우리 타자들이 워낙 잘 쳐 오승환이 등판할 기회가 거의 없다보니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항상 세이브 상황이 되면 투입하겠다".
오승환은 2005년 데뷔 후 5차례 구원왕에 오르는 등 개인 통산 250세이브를 달성했다. 그리고 삼성의 네 차례 우승(2005, 2006, 2011, 2012년)에 일등공신 역할을 맡았다.
'블론 세이브 제로'라는 올 시즌 목표는 아쉽게 무산됐지만 한층 더 강해질 수 있는 예방 주사를 맞은 격이었다. 아픔을 겪을수록 더욱 강해지는 오승환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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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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