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개막 당시 계획도는 일단 접어뒀다. 연패 과정에서 주력으로 믿었던 투수들의 실적이 신통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17일 경기서만 선발 요원 세 명이 투입되었으며 16일 긴 이닝 세이브를 올렸던 새 마무리가 또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일단 2연승했으나 다음 경기, 그 다음 경기를 생각하면 위험도가 높다. 김응룡 감독이 이끄는 한화 이글스 투수진 총동원령은 어떤 결과로 이어질 것인가.
한화는 지난 17일 대전구장에서 벌어진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 NC와의 경기에서 4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친 안승민의 활약에 힘입어 4-3으로 신승했다. 한화는 이날 승리로 시즌 전적 2승 13패(17일 현재)를 기록하며 NC에 두 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16일 6-4 승리에 이은 팀의 시즌 첫 연승이다.
그런데 17일 승리 과정에서 특별한 전략이 나왔다. 팀 국내 투수 중 가장 비중이 컸던 선발 김혁민이 2⅓이닝 무실점 홀드를 올렸고 이에 앞서 좌완 선발이던 유창식이 원포인트릴리프로 투입되었다. 김혁민은 선발 4경기서 모두 패했고(선발 평균자책점 8.15) 유창식도 3패 평균자책점 17.28을 기록 중이었다. 개막 13연패 중 경기력에서 매력을 비추지 못한 이들은 계투 아르바이트를 뛰었다. 개막 마무리였던 안승민은 17일 4이닝 무실점투를 펼쳤다.

그에 대해 송진우 투수코치는 “유창식과 김혁민은 당분간 중간에서 자신감을 회복한 뒤 선발로 나설 예정이다. 19~21일 잠실 두산 3연전이 끝나면 휴식기인 만큼 그동안 선발진을 재정비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17일 선발로 나선 대나 이브랜드가 2이닝 소화에 그쳐 두산전 3연전 중 투입될 수도 있으며 16일 선발 데니 바티스타가 21일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농후하다. 18일 선발은 우완 김광수다.
주력 투수들이 2연승을 위해 적지 않은 공을 던졌던 만큼 18,19일 경기를 어떻게 치르느냐도 중요하다. 시즌 전적 2승 13패로 아직 중상위팀들과 격차가 큰 것이 사실. 장기 레이스를 치러야 한다는 점을 생각했을 때 2연승을 거두고 투수진 소모로 인해 휴식기까지 남은 4경기 중 완패가 많아진다면 2연승의 희열도 금방 사라질 수 있다.
18일 선발 김광수 외 현재 투수 엔트리에서 투입이 가능한 선수들은 좌완 선발로도 기대를 모았던 윤근영과 이적생 김일엽, 신예 이태양, 좌완 김경태 등이 있다. 경기를 치르는 데 있어 선발 투수가 제대로 버티지 못할 경우 이들이 크게 밀리지 않는 경기력을 보여줘야 한다. 만약 연쇄적으로 무너진다면 자칫 김혁민-유창식-안승민-송창식 등의 과부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기기 위해 주력으로 생각했던 투수들을 쏟아 부은 한화. 5일 후 망중한을 바라보고 총력전을 펼쳤더라도 남은 투수들이 버텨주지 못한다면 상황이 다시 어려워질 수 있다. 그만큼 다음 경기, 그 다음 경기에서 뒤를 이을 배후투수들의 역투도 반드시 필요하다. 분발이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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