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력-베이스러닝 실력을 갖추면 감독은 어떻게든 그를 1군에서 쓰게 마련이다”.
경험을 쌓으며 만들어지는 팀. 당장의 실적도 중요하지만 신예들이 어떻게 성장하느냐가 더욱 중요하다. 팀 컬러를 함께 만들어 갈 미래의 주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경문 NC 다이노스 감독이 끝내기 스퀴즈로 팀의 첫 연승을 이끌기도 했던 신인 외야수 박으뜸(23)의 가능성을 높이 샀다.
김 감독은 17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덕아웃에서 배팅케이지 속 연신 공을 때려내는 타자들의 모습을 예의주시했다. 두산 시절에도 김 감독은 타자들의 연습을 주시하고 컨디션과 몸 상태 등을 체크하며 선발 라인업을 짜는 데 참고했다. 몇몇 선수들을 언급하던 중 박으뜸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체격이 크지 않아 힘은 아직 약한 편이다. 그러나 분명 소질이 있는 선수다. 부지런히 뛰어 앞으로 값진 커리어를 쌓을 수 있을 것이다”. 176cm 70kg의 체격으로 세광고-경남대를 거쳐 지난 2013 드래프트에서 NC에 특별지명된 박으뜸은 올 시즌 6경기 1할4푼3리(7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 중. 그런데 그 1타점이 14일 마산 SK전 9회말 1사 만루에서 끝내기 승리를 이끈 값진 스퀴즈 번트였다.
“앞선 타자 조영훈이 들어섰을 때부터 으뜸이에게 ‘스퀴즈가 나올 수도 있으니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어라’라고 이야기를 했다. 조영훈의 우익수 뜬공 후 으뜸이가 초구 볼을 골라냈다. 그리고 나서 으뜸이가 침착하게 스퀴즈 번트를 성공시켰다”. 신인이었음에도 작전 수행 능력으로 승리를 이끈 부분을 칭찬한 김 감독이다.
“체구가 작은 편이라 파워배팅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다만 수비, 베이스러닝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다. 어설프게 전체적으로 조금씩 능력을 갖춘 것보다 수비-주루 능력을 갖고 있다면 감독 입장에서 언젠가 쓰게 마련이다”.
두산 재임 시절 김 감독은 선수의 강점을 특화해 중용하기도 했다. 2005시즌 윤승균이 대주자로 중용되며 39도루(당시 2위)를 기록했고 이듬해에는 신인 민병헌이 17도루를 기록하며 단순한 대주자 그 이상의 모습을 보여줬다. 5툴 플레이어로서 성장 가능성을 비추는 유망주를 장기적으로 키우는 경우도 있으나 특화점이 있다면 주전이 아니라도 후반 교체 요원으로 기회를 줬던 김 감독이다.
쓰임새 특화를 통해 1군 자원 늘리기에 주목하고 있는 김 감독. 힘 대신 기본기와 빠르기를 높게 평가받은 박으뜸은 NC 1군 필수 요원으로 자리를 굳힐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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