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싸이의 신곡 ‘젠틀맨(Gentleman)’이 전세계를 상대로 한 돌풍을 이어가면서 KBS 가요프로 '뮤직뱅크'의 고민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싸이는 ‘젠틀맨’을 발표한 이후 국내 음원 차트 섭렵은 물론 40개국 이상의 아이튠즈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고 단 4일 만에 뮤직비디오 1억뷰를 달성했다. 또 18일 오전 발표된 빌보드에서는 12위로 입성하는 쾌거를 이뤘다.
그러나 이같은 글로벌 열기와 상관없이 KBS는 '공공기물 파괴' 등을 이유로 싸이의 '젠틀맨' 뮤직 비디오에 대해 18일 방송불가 판정을 내렸다고 시청자 논란이 분분하다. 어찌됐건 이번 조치는 당연히 '뮤직뱅크' 순위 선정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끼칠게 분명하고 싸이는 또 다시 KBS 가요프로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할 전망이다.

왜냐하면 '뮤직뱅크'의 순위 채점은 아직까지 방송 출연 횟수와 앨범 판매 등 요즘 가요계 세태를 역행하는 방식을 고집하고 있기 때문. 싸이의 뮤비가 KBS에서 방송 금지 판정을 받은 이상, 싸이는 세상의 인기와 상관없이 KBS 에서 노출 빈도가 줄어들어 순위 싸음이 힘들수 밖에 없다.
지난해 싸이는 '강남 스타일'로 세계적인 관심을 받기 시작할 무렵부터 ‘뮤직뱅크’에서 뒤늦게 13주 연속 1위를 차지 했지만 프로그램에는 단 한 차례도 출연하지 않았고, 자료화면으로만 등장했다. 올해 '젠틀맨'의 경우 '강남 스타일' 때 보다 더 황당한 경우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또 방송사 해외행사에 한류 홍보를 명분으로 아이돌그룹을 동원하고 출연자 선정 등에서 일부 잡음을 빚고 했던 '뮤직뱅크'의 스타일에 싸이 소속사 YG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계속되고 있는 양측의 감정 싸움도 싸이의 이 프로 출연을 막고 있다.
이는 지난해 연말 YG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이 KBS ‘가요대축제’에 불참, KBS와 YG의 불화설을 입증한 것과 연관된다. 양측의 불화설에 대해 YG와 KBS 예능국은 공식적으로 입장 표명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YG의 KBS 출연 불가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세계 각국에 방송되는 것을 큰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뮤직뱅크’에서 월드 스타 싸이의 모습을 볼 수 없다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이에 원히트원더 가수가 아님을 입증한 대세 싸이의 ‘젠틀맨’이 ‘뮤직뱅크’에서 또 다시 자료화면으로만 등장하며 민망한 상황이 재현될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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