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분(公憤)의 힘은 이번에도 통할까.
영화 '노리개'가 가진 가장 큰 힘은 영화를 본 관객들로 하여금 부조리한 현실에 대해 분노하게 만드는 힘이다. 그리고 이러한 힘은 과거 충격적인 현실을 고발하며 화제를 모았던 '도가니', '부러진 화살' 등의 영화들과 맥을 같이 한다.
지난 2011년 개봉했던 '도가니'는 영화의 제목을 딴 관련 법 개정안이 제정될 정도로 큰 신드롬을 몰고 왔던 작품이다. 당시 영화 속에서 장애인 아동들을 성폭행 하는 교장 역을 맡은 배우 장광은 실감나는 연기력으로 인해 국민 공분의 주역으로 활약하며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부러진 화살' 역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법정 드라마다. 이 영화는 작은 규모에도 불구, 사법부의 부조리한 권력 남용을 고발하며 많은 관객들의 공감을 샀다. 이후 345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에도 성공해 그 뒤를 따르는 현실 고발성 영화들에게 큰 힘을 실어줬다.
'도가니'와 '부러진 화살'의 성공 이후 현실의 문제점들을 소재로 한 다양한 영화들이 쏟아져 나왔다. '남영동1885', '26년', '돈 크라이 마미' 등 작품들은 관객들의 분노 지수를 높이는 현실적인 내용을 다루며 앞선 두 영화의 맥을 이어 왔다.
그리고 18일 개봉하는 '노리개'는 그 뒤를 잇는 가장 최근작이다. '노리개'는 성상납 문제로 부당하게 희생된 한 여배우와 그녀의 비극 앞에서 사건을 추적하는 기자, 정의를 쫓는 여검사가 부당한 죽음의 진실을 알리고자 거대 권력 집단과의 싸움을 벌이는 내용을 그린 법정드라마다.
지난 9일 열린 일반시사회에 참석한 관객들은 "사회에 꼭 알려져서 많은 분들이 봐주셨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이런 영화가 꾸준히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이렇게 영화를 만들어 주셔서 감사하고 많은 분들이 함께 보고 진실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후원한 보람이 있어 즐거웠다",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다", "쉽게 생겼다 쉽께 꺼지는 관심이 아니라 좀 더 깊게 생각해 봐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등의 반응으로 '노리개'에 대해 극찬한 바 있다.
작은 영화 한 편이 일으키는 분노의 힘이 '노리개'를 통해 또 한 번 발휘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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