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알아가는 단계다."
올해 비-김태희, 이장우-오연서, 윤계상-이하늬, 토니안-혜리가 열애설이 불거진 후 본인 혹은 소속사 관계자의 입을 통해 흘러나온 공통 답변이다. 연예계 열애설 보도 대처교본이 있다면 첫 페이지를 장식했을 법한 흔한 답변이다.
하지만 이말을 접한 이들은 고개를 갸웃거릴 수 밖에 없다. 앞서 언급된 네 커플들 중 두 커플은 시작하는 연인임을 스스로 인정한 경우고, 나머지 두 커플은 연인이 아니라는 부정적 의미로 해당 문구를 활용했다. 어디에 갖다붙여도 통용되는 훌륭하고 유용한 문구다.

연예인의 경우 이성과 열애중임이 밝혀지는 순간 이미지에 적잖은 타격을 입고, 광고 등 수익에 직결되는 분야에서 후폭풍이 몰려올 가능성이 높다. 최근 김기리-신보라 커플공개로 김기리-김지민 CF가 무산된 게 좋은 예가 된다. 팬들에게 사랑의 화살표 타깃이 돼야할 아이돌의 경우, 이런 반응이 배가되기도 한다.
열애를 부정하는 '서로를 알아가는 단계'란 답변이 상황에 따라선 '현재 사귀곤 있지만 절대 공식화할 수 없다'로 자동해석 되는 이유다.

물론 '알아가는 단계'란 답변이 무조건적으로 비밀연애를 하고 싶은 커플들의 탈출구 만은 아니다.
일반적인 이성의 연애의 경우 통상적인 절차와 단계라는 게 있다. 첫 만남 후, 서로에게 호감을 갖고, 만나며 서로를 알아가는 단계를 지나 커플의 길에 들어선다. 하지만 연예인의 경우엔 언론과 여론의 뜨거운 관심으로 '알아가는 단계'가 타의로 생략되거나 박탈당하기는 경우가 잦다.
한 연예 관계자는 "두 사람이 알아가는 단계에서 조심스럽게 만남을 갖는 경우가 많지만, 파파라치 보도 등에 의해 자발적인 공개가 아닌 타의에 의한 공개가 많다. 그럴 경우 연예인이라는 직업적 특성상 호감이 있더라도 오히려 선을 긋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연예인의 열애는 분명 개인의 사생활과 연결된 민감한 부분인 점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연예인의 사생활은 보호돼야 한다'는 주장과, '연예인의 사생활은 어느 선까지 공개되는 게 당연하다'는 주장이 여전히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만큼 연예인의 열애 역시 매번 여론의 갑론을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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