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의 4연패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타선 부진이 결정적이다. 그 중심에 바로 간판타자 맷 켐프(29)가 있다.
켐프는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홈경기에서 올 시즌 처음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7회 1사 만루 찬스에서 대타로 나왔으나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켐프는 9회 1사 만루에서 희생플라이로 타점 하나를 올렸을 뿐 좀처럼 시원한 타격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날 경기 포함 켐프는 시즌 15경기에서 55타수 10안타 타율 1할8푼2리로 극도의 부진을 보이고 있다. 홈런없이 5타점. 볼넷 3개를 골라내는 동안 삼진만 18개 당했다. 결정적으로 득점권에서 20타수 1안타로 타율이 5푼밖에 되지 않는다. 중심타자 역할을 전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켐프의 부진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이다. 켐프는 지난해 4월 타율 4할1푼7리 12홈런 25타점으로 리그 최고의 성적을 냈다. 그러나 5월 중순 왼쪽 햄스트링 통증으로 한동안 전열에서 이탈했고, 시즌 막판에도 왼쪽 어깨를 다치며 페이스가 떨어졌다. 시즌 마지막 27경기 성적은 타율 2할2푼2리 6홈런 15타점으로 기대에 못 미쳤다.
오프시즌 어깨 수술을 받고 재활한 켐프은 그러나 올 시즌 출발이 너무 좋지 못하다. 일각에서는 '부상 후유증으로 더 이상 전성기 때 켐프의 모습을 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쏟아내고 있다. 2011시즌을 마친 뒤 켐프와 8년간 총액 1억6000만 달러 장기계약을 체결한 다저스로서는 가슴을 조릴 만하다.
그러나 켐프는 항간의 몸 상태 우려에 대해 고개를 가로 저었다. 'MLB닷컴'에 따르면 켐프는 "나의 몸 상태는 괜찮다. 전혀 문제 없다. 내가 해야 할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라며 "난 단지 칠 수 있다는 생각밖에 없다. 매일 타격 비디오를 보고 있고, 어떻게든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다저스는 지난해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이적해 온 칼 크로포드와 애드리안 곤살레스가 각각 1번-4번 타순에서 제 몫을 해내고 있다. 그러나 3번 타순에서 켐프가 찬스를 끊어 먹는 바람에 좀처럼 타선의 연결이 되지 않고 있다. 다저스 타선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켐프가 반드시 살아나야 한다. 과연 켐프는 언제쯤 침묵을 깰 수 있을까. 다저스의 운명이 그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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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