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닥수(닥치고 수비)를 점검할 때다.
전북 현대가 최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만들었다. 전북은 지난 1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서 열린 2013 K리그 클래식 7라운드 대구 FC와 홈경기서 2-0으로 승리를 거두며 3위로 올라섰다. 1위 포항 스틸러스와는 불과 승점 2점 차이로, 언제든지 1위 도약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순위 도약이 대구전에서 얻은 전북의 궁극적인 소득은 아니다. 공격은 공격대로, 수비는 수비대로 좋은 모습을 보이며 다득점+무실점을 했다는 점이 더 중요했다. 이날 전까지 전북은 6번의 K리그 경기서 3차례 2골 이상을 넣었지만, 무실점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전북으로서는 반가운 결과였다. 시즌 개막 전 '닥공(닥치고 공격)+닥수(닥치고 수비)'를 외쳤던 전북이지만, 지금까지 바라던 닥공+닥수는 한 번도 나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구전에서의 모습은 전북에 다시 닥공+닥수를 꿈꿀 수 있게 했다.
지금까지 전북의 문제점은 공격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수비를 소홀히 했다는 것이다. 특히 14일 성남전에서는 수비적으로 나오는 성남에 일방적인 공세를 펼치다가 몇 차례의 역습에 무너지며 패배를 기록했다. 이에 파비오 감독 대행은 "공격만 신경써서는 안될 것"이라며 선수들이 수비에도 중점을 둘 것을 요구했다.
전북의 변화는 대구전에서 엿볼 수 있었다. 이재명-김상식-권경원-전광환으로 구성된 포백라인은 올해 처음으로 가동 됐음에도 전북의 무실점을 이끌었다. 이런 모습은 포백라인은 물론 미드필더와 공격진까지 수비에 도움을 줬기 때문에 가능했다. 파비오 대행은 "위에서부터 잘 수비를 해줘서 실점을 하지 않았다. 무실점 경기는 어려 명이 다 잘해준 덕분이다"고 칭찬했다.
하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아직 시즌 초반에 불과한 만큼 여러 번의 점검이 필요한 것. 전북의 전임 최강희 감독은 닥공을 처음 외칠 때 수비는 필수라고 설명한 바 있다. 장기 레이스인 정규리그를 운영하는데 있어 안정적인 수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이다. 그만큼 전북이 팀 색깔인 닥공을 펼치기 위해서는 최근 문제점이 지적됐던 수비를 다시 점검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런 상황에서 전북은 좋은 상대를 만났다. 20일 상대할 인천은 현재 3승 3무 1패(승점 12점)로 전북을 승점 1점 차로 바짝 쫓고 있는 상위권의 팀이다. 인천이 7경기 11골 7실점으로 공수 밸런스도 안정적인 편인 만큼 전북이 공격과 수비를 동시에 점검하기에 좋은 상대라고 할 수 있다. 전북은 인천전에서 기존의 모습대로 거센 공격을 함과 동시에 안정적인 수비를 펼칠 수 있을지 점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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