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합니다.”
프로농구 챔피언에 등극한 문태영(35, 모비스)이 우승 후 자신에게 건넨 첫 마디였다.
모비스는 지난 17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벌어진 2012-2013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77-55로 완승을 거뒀다. 모비스는 4연승 파죽지세로 우승을 차지하며 3년 만에 정상을 탈환했다. 통산 네 번째 우승의 금자탑이다.

우승 직후 문태영은 “정말 행복하다. 우리 팀 모두의 승리다. 시즌을 정말 좋게 끝냈다. 우리 감독과 선수단 모두가 바라던 결과”라며 기뻐했다. 하고 싶은 것을 물었더니 “(한국말로) 미국에 가고 싶어요. 하하. 시즌 중에 사실 걱정거리가 많았다. 이제 미국 집으로 돌아가서 편하게 쉴 수 있을 것 같다”며 휴식을 원했다.
플레이오프에서 문태영은 평균 13.6점, 7.0리바운드로 대활약했다. 모두 팀내 최고기록이었다. 특히 형인 문태종(38, 인천 전자랜드)과 맞붙었던 4강전은 특별한 의미로 다가왔다.
문태영은 “4강전에서 형과 대결하니까 어머니가 ‘누가 이기든 우승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형도 열심히 하면 우승할 수 있다고 항상 말해줬다. 우승 후에도 축하인사를 전해왔다”며 우애를 과시했다.
창원 LG시절 문태영은 득점왕이었다. 하지만 우승과 거리가 멀었다. 혼혈선수는 한 팀에 3시즌만 머물 수 있다. 결국 문태영은 비시즌 모비스로 이적했다. 새로운 팀에서 그는 에이스가 아니었다. 대신 한 선수의 역할에 충실했다. 그 결과 염원하던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있었다.
문태영은 “득점왕을 할 때보다 KBL챔피언이 훨씬 좋다. 일단 여름에 쉬고 다음 시즌에 대비해서 몸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모비스는 우승한 다음날 LG로 김시래를 보냈다. 로드 벤슨 트레이드의 반대급부였다. 하지만 양동근, 문태영 등 우승전력 대부분이 남아 2연패에 도전한다. 문태영은 “몇몇 선수들이 군대에 가지만, 우리 팀의 전력은 좋다. 내년에도 우승에 도전할 수 있을 것이다. 2연패를 원한다”고 했다.
끝으로 한국말 한마디를 부탁했다. 문태영은 “감사합니다. 축하합니다”라고 또박또박 말하며 소주잔을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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