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류현진(26, LA 다저스)이다. 덩달아 현지 언론의 평가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 이제는 차세대 에이스로의 성장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왔다.
미 스포츠전문채널 ESPN의 저명 컬럼니스트인 데이빗 쇼엔필드는 19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기명칼럼을 통해 류현진을 포함, 앞으로 에이스로서의 성장 가능성이 주목되는 5명의 신진급 선수를 선정했다. 또 하나의 컬럼니스트 에릭 카라벨과 의견을 주고받아 리스트를 결정했다는 쇼엔필드는 류현진과 더불어 맷 하비(24, 뉴욕 메츠), 호세 페르난데스(21, 마이애미), 셸비 밀러(23, 세인트루이스), 훌리오 테헤란(22, 애틀랜타)를 손꼽았다.
쇼엔필드는 서두에 최근 MLB 무대에서 삼진이 많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그 이유로 투수들의 신체조건 발달, 지도기술의 발전, 토미존 서저리로 대변되는 의료기술의 발전, 비디오 분석기술의 발전 등을 들었다. 그러면서 쇼엔필드는 현재 경험은 적지만 에이스로 성장할 젊은 재목이 리그에 많다고 주장했다. 그 중에서도 주목해야 할 유망주들을 선정한 리스트에 류현진이 포함된 것이다.

하비는 지난해 중반 MLB 무대를 밟아 10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며 3승5패 평균자책점 2.73을 올리며 연착륙했다. 올해는 18일 현재 3경기에서 3승 평균자책점 0.82의 특급 피칭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6경기에 나섰던 밀러 또한 올해 3경기에서 2승1패 평균자책점 1.96을 기록 중이고 올해 처음으로 MLB 무대를 밟은 페르난데스 역시 2경기에 선발 등판해 평균자책점 0.82의 성적을 내고 있다. 류현진 못지않은 기세다.
5명의 선수 중 류현진의 나이가 가장 많기는 하지만 MLB 경력이 많지 않다는 점은 비슷하다. 또한 나머지 네 선수는 또래 중 최고의 유망주들 중 하나로 일찌감치 명성을 떨쳤다. 각 팀들의 기대치도 어마어마하다. 모두 차세대 에이스, 적어도 MLB에서 롱런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류현진도 그런 잠재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쇼엔필드는 류현진에 대해 “나머지 네 선수처럼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는 아니다”라고 하면서도 “데이빗 웰스 유형의 선수다. 신체조건이나 스터프 양 측면에서 모두 그렇다”고 덧붙였다. 지난 2007년까지 MLB 무대에서 뛰었던 웰스는 세 차례나 올스타에 선정됐고 뉴욕 양키스 시절인 1998년에는 역대 15호 퍼펙트게임을 달성하는 등 MLB 통산 239승을 올렸다. 류현진의 공이 MLB를 놀라게 할 정도로 압도적인 것은 아니지만 노련함과 제구력으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미다.
류현진에 대한 쇼엔필드의 높은 평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류현진의 데뷔전 당시 “데이빗 웰스를 연상하게 한다”라고 높은 평가를 내려 눈길을 끌었다. 비록 한 개인의 의견이긴 하지만 류현진과 다저스로서는 기분 나쁠 것이 없다. 또한 다저스의 선발진은 이제 장기적인 안목을 가져야 할 시점이다. 그러나 팜 자원은 전반적으로 약하다는 평이다. 최근 활약을 이어간다면 기량과 젊음을 모두 갖춘 류현진의 가치는 상상 이상으로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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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엔젤레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