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전‘ 잠재운 정현욱, LG에 승리 DNA 심고 있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04.19 06: 14

“내가 가장 자신 있는 것은 어떤 상항에서든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LG 정현욱(35)이 입단 당시 밝혔던 자신의 포부를 그대로 실천하고 있다. 정현욱은 18일 역대 정규이닝 최장시간 타이(5시간), 양 팀 통합 올 시즌 최다 안타(36개)와 최다 득점(25점)으로 혼전 그 자체였던 광주 KIA전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정현욱은 KIA가 6점을 폭발시키고 난 6회말 1사 1, 3루서 마운드에 올라 김원섭과 이용규를 내리 삼진으로 처리하며 KIA의 파도를 잠재웠다. 이후 8회말 봉중근에게 마운드를 넘기기까지 무너졌던 마운드를 다시 세웠다. 결국 LG는 정현욱의 고군분투에 힘입어 8회초 5점을 올렸고 13-12, 극적인 역전승에 성공했다.

경기 후 김기태 감독이 “중요한 경기를 이겨서 기쁘다”고 말한 것처럼, 이날 LG의 역전승이 지닌 가치는 상당하다. 비록 KIA와 주중 3연전 결과는 루징시리즈지만 마지막 경기를 가져가 스윕패를 면한 상태로 4일 휴식에 들어간다. 김기태 감독이 세운 4월 목표가 승이 패보다 많은 ‘5할 승률 이상’인데 LG는 10승 6패로 다시 +4의 여유를 손에 쥐었다.
무엇보다 큰 의미를 지닌 것은 이전까지 LG가 익숙하지 않았던 난전 끝에 거둔 역전승이었다는 점이다. 지난 시즌만 해도 LG는 역전승은 22번, 역전패는 25번 기록했다. 지난 10년 동안 역전승보다 역전패가 많은 팀이었다. 올 시즌에는 역전승 5번, 역전패 3번을 기록 중인데 결국 정현욱으로 인해 불펜진이 단단해진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다.
김기태 감독 또한 정현욱의 활약을 두고 “정현욱이 합류하면서 작년보다 불펜을 운용하는 데 여유가 생겼다. 무엇보다 현욱이가 마운드 위에서 공 하나하나에 혼을 담아 던지는데 선수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흡족함을 드러냈다. 이날도 정현욱은 강한 기합소리와 함께 140km 중반대의 직구를 포수 미트에 꽂았다. 마운드에 오른 양 팀 투수 중 가장 빠른 공을, 그리고 승리를 향한 가장 강한 집념을 던졌다.
정현욱 효과는 그라운드가 아닌 락커룸이나 트레이닝룸에서도 발휘되고 있다. LG 관계자는 “모두들 올 시즌 목표로 4강을 외칠 때 정현욱은 우승을 강조했다. 그저 우승팀 선수의 포부라고만 생각했는데 평소 모습을 보니 저런 자신감이 생길 수밖에 없겠더라”고 전했다. LG와 FA 계약을 체결했을 당시 정현욱은 “나는 남한테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보다는 내가 먼저 열심히 하려고 한다”며 솔선수범 정신을 강조했었다. 
지금까지 정현욱은 10경기·10⅔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2.53 5홀드를 기록, 홀드 부문 1위에 올라있다. 유원상이 아직 100%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LG 불펜진은 9개 구단 중 가장 안정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유원상은 “현욱이형이 오면서 큰 부담을 덜었다. 작년에는 시즌 중반까지 거의 홀로 셋업맨 역할을 해야만 했다. (이)동현이형과 (우)규민이형도 중반 이후 페이스가 올라왔었고 (봉)중근이형은 시즌 중반 부상으로 나갔다왔기 때문에 더 자주 마운드에 올라야했다. 현욱이 형이 오면서 팀 전체가 살아난 게 느껴진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KIA 선동렬 감독도 “LG 불펜에 힘이 붙었더라. 임정우도 계속 던지면 더 좋아질 타입이다. (유)원상이도 그렇고, 거기에다 마무리 봉중근까지 있다. 무엇보다 정현욱이 있고 없고는 큰 차이다. 현욱이가 가세하면서 확실히 짜임새가 좋아졌다. 불펜이 강하니 1점차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끈질기게 승부를 건다”며 정현욱이 LG에 심고 있는 승리 DNA에 대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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