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26, LA 다저스)이 시즌 3승에 도전한다. 하지만 혼자의 힘으로 승리를 따내기는 어렵다. 타선 지원이 필요한 가운데 역시 아드리안 곤살레스(31)와 맷 켐프(29)의 방망이가 관건으로 떠오른 모습이다.
첫 세 번의 등판에서 2승을 따내며 기세를 올린 류현진은 20일(이하 한국시간) 오리올파크에서 열리는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컨디션 자체는 나쁘지 않다. 첫 장거리 이동이라는 점, 그리고 지명타자가 있는 아메리칸리그 팀과의 경기라는 점 등 몇몇 변수는 있지만 갈수록 안정되는 투구 내용은 기대를 모을 만하다.
다만 3승 도전의 상대가 까다롭다. 볼티모어의 에이스격인 제이슨 하멜(31)이 류현진을 맞이한다. 오른손 정통파인 하멜은 지난해 20경기에서 8승6패 평균자책점 3.43의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고 올해 볼티모어의 개막전 선발로 나섰다. 올 시즌 성적은 3경기에서 2승1패 평균자책점 4.34로 썩 좋지 않으나 150㎞를 넘나드는 빠른 직구와 슬라이더·체인지업의 위력이 좋은 투수다.

이에 맞서는 다저스 타선은 최근 감이 저조한 상황이다. 타율 자체가 나쁘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득점권에서의 빈약한 집중력으로 애를 먹고 있다. 41득점은 내셔널리그 14위에 해당되는 부끄러운 수치다. 올해 들어 다저스 선발투수들이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해 애를 먹는 경우도 많았다. 그나마 류현진의 최근 두 차례 등판에서는 총 13점을 내며 비교적 잘 맞은 편이었다. 기대를 걸어볼 수 있다.
핵심 선수는 역시 곤살레스와 켐프라고 할 만하다. 곤살레스는 잘 맞고 있어서, 그리고 켐프는 너무 안 맞고 있어서다. 지금까지는 가장 확실한 ‘류현진 도우미’인 곤살레스는 올 시즌 15경기에서 타율 4할7리, 2홈런, 12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칼 크로포드와 함께 다저스 타자 중에서는 가장 컨디션이 좋은 선수다. 하멜이 오른손이라는 점도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곤살레스는 올 시즌 2개의 홈런을 모두 우완에게서 뽑아냈다.
켐프는 한 번쯤 살아날 때가 됐다는 점에서 기대를 걸 수 있다. 켐프는 올 시즌 15경기에서 타율 1할8푼2리, 5타점에 그치고 있다. 중심타자 몫을 못하고 있다. 하지만 1할도 못 치던 초반 페이스보다는 흐름이 좋아지고 있다. 생각할 시간이 하루 있었다는 점도 고려할 수 있다.
두 선수가 하멜에게 약했다는 점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곤살레스는 하멜과의 통산 대결에서 타율 2할7리(29타수 6안타) 1홈런 4타점에 그쳤다. 곤잘레스의 통산 타율이 2할9푼5리임을 감안하면 하멜은 천적이었던 셈이다. 하멜을 상대로 통산 타율 2할2푼7리에 머문 켐프도 사정은 비슷하다. 두 선수가 천적 하멜을 뛰어넘어야 다저스 타선도 풀릴 수 있다. 그만큼 류현진의 승리도 가까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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