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 ‘아이리스Ⅱ’, ‘아이리스’를 넘지 못했다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3.04.19 07: 26

KBS 2TV 수목 드라마 ‘아이리스Ⅱ’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으로 종영했다. ‘아이리스’ 시즌1을 뛰어넘겠다는 각오가 무색한 결과다.
지난 2월부터 첫 방송돼 18일, 20부작의 여정을 마친 ‘아이리스Ⅱ’는 남북한의 통일을 위해 핵을 터트리려는 유중원(이범수 분)과 NSS의 대결로 마무리됐다. 특히 아이리스의 아시아 수장 미스터블랙(김갑수 분)이 백산(김영철 분)의 희생으로 제거된 상황에서 아이리스의 도움 없이 조국을 통일하겠다는 중원의 야욕은 서울 한가운데에서 핵이 터질지도 모르는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으로 몰아넣었다.
하지만 방송 전부터 예고됐던 ‘서울 불바다’ 신을 앞두고 감정에 길게 호소하는 이들의 모습은 등장인물들의 엇나간 슬픈 운명을 충분히 설명하면서 오히려 긴장감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았다. ‘아이리스’ 시즌1의 광화문전쟁 신을 능가하는 시원한 액션을 기대했던 이들과, 멜로를 기대했던 시청자 모두 잡지 못했던 대본과 연출은 시청자의 시선을 끌지 못했던 것.

또 머리에 총을 맞고서도 연화(임수향 분)에 반지로 마음을 표현하는 중원의 모습 등은 비극적인 상황에 놓인 인물들을 안타깝게 그려내겠다는 의도는 전해졌으나 심장이 멈추면 핵이 터진다는 경고는 아랑곳하지 않은 허술함과 그의 죽음 앞에 악연을 회상하는 유건(장혁 분)의 설정 등은 마지막까지 감정 과잉을 보여주며 보는 이들의 김을 새게 했다.
또한 이미 카운트다운이 시작된 핵을 안고 바다 위에서 자폭하는 유건의 죽음은 시청자에 그다지 설득력을 안기지 못했고 대대적으로 예고됐던 시즌1 선화(김소연 분)의 등장도 다음 시즌에 대한 여지를 열어두는 것에 그치는 정도로만 활용되는 모습을 보였다.
방송 전 이범수는 경쟁작 MBC ‘7급 공무원’과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와 관련해 “경쟁 드라마는 타 드라마가 아니라 ‘아이리스’ 시즌1”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범수의 말처럼 ‘아이리스Ⅱ’는 ‘아이리스’ 시즌1을 뛰어넘는 특별한 내용이 필요했지만, 시청자의 구미를 당길만한 신선한 모습보다는 예상가능했던 남과 북의 입장 차이와 액션신에 중심이 쏠리며 전작에 열광했던 시청자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
액션 연기에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던 ‘아이리스Ⅱ’의 배우들은 시청률 35%를 기대한다며 설레발을 쳤지만, 결과적으로 민망한 상황이 연출되게 됐다. 지난 2009년 당시 ‘아이리스’가 한국형 블록버스터 액션드라마의 출발을 알리며 큰 기대 속 출항, 이병헌과 김태희의 멜로까지 탄탄하게 그려내 좋은 결과를 얻었지만 전작의 후광효과에 기댄 스핀오프작 ‘아테나:전쟁의 여신’에 이은 ‘아이리스Ⅱ’의 부진한 결과는 시청자와 제작진, 배우 모두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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