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처절한 ‘남사’, 누가 더 불쌍한가 알랑가몰라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3.04.19 08: 36

누구나 사연 하나쯤은 갖고 살아간다 해도 드라마 ‘남자가 사랑할 때’는 어디 하나 불쌍하지 않은 인물이 없다. 어느 한 인물을 응원할 수 없을 정도로 인물들의 처절한 인생사는 시청자들의 가슴을 후벼파고 있다.
MBC 수목드라마 ‘남자가 사랑할 때’는 인생의 한순간 뜨거운 열풍에 휩싸인 남녀의 사랑을 그린 정통멜로드라마다. 방영 전부터 끈끈한 치정멜로를 그리겠다고 밝힌만큼 복잡하게 얽힌 인물들의 감정의 소용돌이는 생각보다 처절하다.
지난 18일 방송된 ‘남자가 사랑할 때’ 6회는 안방극장의 연민을 어느 때보다 자극했다.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릴 줄 아는 거친 남자 한태상(송승헌 분)은 자신을 좋아하기 위해 애를 쓰는 서미도(신세경 분)를 바라보며 절망했다. 미도는 밑바닥 인생을 살았던 태상에 대한 두려움을 가진 채 자꾸 마음이 가는 남자 이재희(연우진 분)를 밀어내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사랑하는 상대에게 무시를 당한다는 공통점이 있는 백성주(채정안 분)와 구용갑(이창훈 분)의 외사랑은 제 아무리 악역에 가까운 인물일지언정 안쓰럽기 그지 없다. 여기에 사랑하는 동생 재희와 평생 옆에 있겠다고 다짐한 태상을 위해 살아가는 남자 이창희(김성오 분)의 언젠가는 깨질 형제애와 우애는 눈물겹다.
김인영 작가는 비중의 차이는 있겠지만 등장하는 인물의 행동 하나하나에 당위성을 부여하고 있다. 태상을 괴롭히는 용갑이라는 인물마저도 비록 집착일지언정 성주를 향한 진득한 짝사랑을 표현하게 한다. 극의 긴장감을 유발하는 악역도 이 정도이니 다른 인물들에 대한 안방극장의 동정심은 시간이 지날수록 극에 달한다.
때문에 이 드라마는 어떤 인물을 관점으로 보느냐에 따라 극의 내용이 달라진다. 태상의 이야기에 집중하면 한 남자의 처절한 인생이 눈에 들어오고, 미도와 재희를 바라보면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이 안타깝다. 성주와 용갑은 또 어떤가. 두 사람의 이야기는 그야말로 치정멜로의 정점을 찍는다.
현재 이 드라마는 새로운 사랑을 밀어내려는 미도와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애를 쓰는 태상, 미도와 태상을 흔드는 남자 재희의 감정이 복잡하게 꼬이며 중반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뻔히 예상되는 전개이긴 해도 한순간도 시선을 뗄 수 없게 섬세하게 표현되는 인물들의 감정선은 높은 몰입도의 이유가 되고 있다. 동시에 그 어떤 인물이 더 불쌍한지를 가늠해서 줄서기를 해야 하는 시청자들의 고민도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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