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흔들리지 않을 것 같았던 사자 군단의 철벽 계투진에 균열 조짐이 보인다. 지난해까지 삼성 마운드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맡았던 정현욱이 LG 트윈스로 이적했고 권오준이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으로 올 시즌 등판이 불가능하다.
계투진이 약해질 것이라 우려했던 건 사실. 하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상황이 좋지 않다. 현재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지만과 권혁의 역할이 중요하다.
국내 최고의 우완 계투 요원 가운데 한 명인 안지만은 지난해 11월 오른쪽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뒤 예상보다 일찍 1군 마운드에 복귀했으나 예전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18일까지 5경기에 등판, 1홀드를 거둔 게 전부. 평균 자책점 또한 5.79로 높은 편이다. 안지만에게 결코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다.

직구 스피드는 예년 만큼 나오지만 묵직함이 떨어진다는 평가. 안지만은 투구 밸런스를 되찾기 위해 타격 훈련을 하기도. 류중일 감독은 안지만에 대해 "수술을 받은 뒤 재활 훈련에 매진하다보니 전훈 캠프 때 공을 충분히 던지지 못했다"고 견해를 밝혔다. 그러면서 류 감독은 "안지만이 빨리 올라와야 한다. 날씨가 풀리면 나아질 것"이라며 변함없는 신뢰를 보냈다.
홀드왕 출신 권혁은 7차례 마운드에 올라 승리없이 1패(평균자책점 6.00)를 떠안았다. 그리고 권혁을 필승조보다 추격조로 분류할 만큼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상황이다. 류 감독은 "스트라이크를 제대로 던지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좌완 파이어볼러답게 마운드 위에서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주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지난해까지 삼성 필승조는 역대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한 필승조의 활약 덕분에 2011, 2012년 2년 연속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계투진의 분발이 필요한 가운데 이들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 안지만과 권혁이 하루 빨리 정상 컨디션을 회복해야 한다는 게 류 감독의 솔직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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