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페넌트레이스 3위였던 두산 베어스는 상위팀에 강하고 하위팀에 약한 면모를 보였다. 2년 연속 우승팀 삼성을 12승 7패로 위협했고 2위 SK와 9승 1무 9패로 호각세를 보인 두산은 6위 넥센에 9승 10패, 7위 LG에 7승 12패 열세를 보였고 최하위 한화에도 11승 8패로 절대 우세를 보이지는 않았다.
에이스에 강했던 반면 신예 투수들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며 팬들로부터 ‘곰길동’으로도 불리던 두산이 19일 한화 신예 투수들에게는 ‘나쁜 사람’이 되고 말았다. 두산은 1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화전에서 선발 더스틴 니퍼트의 호투와 타선의 활화산 같은 파괴력에 힘입어 15-1로 대승했다.
4일 간의 휴식기를 마치고 다시 대장정에 돌입한 두산은 이날 승리로 시즌 전적 9승 1무 4패(19일 현재)를 기록하며 최근 4연승으로 상승세를 탔다.

특히 이날 경기는 김경태-이태양-임기영으로 이어진 한화 신예 투수진을 두들긴 경기다. 김경태는 단 한 번도 두산 타자들에게 선을 비춘 적이 없던 낯선 상대. 지난 3년 간 두산 타선은 표본이 적은 젊은 투수들에게 고전하는 모습을 보이며 본의 아닌 스타 메이커가 되기도 했다. 지난 3일 잠실 SK전에서는 신예 여건욱에게 1회 무사 만루 찬스를 맞기도 했으나 무득점으로 날려버렸고 여건욱은 6이닝 무실점투로 데뷔 첫 선발승을 거뒀다.
이번에는 달랐다. 두산은 초반부터 김경태의 공을 효과적으로 공략했고 슬라이드 스텝 시간이 1.7초로 느렸던 김경태의 셋 포지션 때 두 차례 주저없이 루를 훔쳤다. 도루를 자주 하지 않았던 김동주까지 한화 배터리의 허를 찌르며 2루를 훔쳤다.
두 번째 투수 이태양을 상대로는 몰렸다 싶은 공에 주저없이 배트를 휘둘렀다. 한화 이태양은 같은 시각 넥센전 선발로 나서 무실점투를 보여준 동명이인 NC 사이드암 이태양과 달리 2이닝 7실점 6자책에 그쳤다. 세 번째 투수 임기영도 두산 타선의 화력에 2실점하고 말았다.
하위팀, 표본 적은 젊은 투수에게 약한 모습으로 ‘곰길동’으로까지 불렸던 두산. 그러나 19일 만큼은 ‘나쁜 사람’이 되었다. 지난 3경기서 투수 총력전을 펼치고 승리에 대한 기대를 크게 갖지 않았던 한화에게 완패를 안긴 두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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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